백신 접종완료율 62%로 북미·유럽·아시아 앞서…사망자 비율 급감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쏟아져 나오던 라틴아메리카가 이제 백신 접종의 '모범 대륙'으로 변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신 공급 문제가 해소되고 각국 보건정책 결정권자들이 공격적인 접종 확대 정책을 펼친 덕분에 사망자가 크게 줄었다는 진단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통계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OWID)에 따르면 중남미 인구의 62%가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얀센 백신은 1회)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남미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유럽(60%), 북미(56%), 아시아(54%)를 모두 앞선다. 인구가 적은 오세아니아를 제외하면 중남미보다 더 많이 백신을 접종한 대륙은 없다.
백신 접종 확대는 사망자 감소로 이어졌다. 전 세계 인구의 8%가 사는 중남미는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지구촌 코로나19 사망자의 3분의 1을 차지했으나, 11월에는 코로나19 사망자 중 8%만이 중남미에서 나왔다.
중남미에서는 브라질과 칠레 등 비교적 잘 사는 나라뿐 아니라 엘살바도르와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높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엘살바도르는 인구 650만 명의 3분의 2가 백신 접종을 마쳐 중미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접종 완료율을 기록 중이다.
이제는 이웃 온두라스에 남는 백신을 기부하고, 주로 빈국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에서도 탈퇴했다.
누적 사망자 61만8천 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브라질은 인구 66%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10% 이상이 부스터샷까지 맞은 덕분에 거의 정상으로 회복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3세 어린이까지 백신 주사를 놓고 있는 콜롬비아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6월까지만 해도 3만 명을 넘었으나, 최근에는 2천 명으로 급감했다. 하루 사망자도 같은 기간 700명에서 50명으로 줄었다.
콜롬비아 페레이라시는 버스와 케이블카 정류장, 축구 경기장 등에 접종소를 설치하고,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만 축구장 입장을 허용하는 정책을 펼쳐 현재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었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접종 완료율이 83%, 브라질에서 가장 부유한 상파울루주의 접종 완료율이 78%를 기록하는 등 대도시 지역의 백신 보급이 농어촌 지역보다 빠르다.
중남미는 과거 황열병 등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 캠페인에 성공한 경험이 있어 대체로 주민들이 백신을 잘 수용하는 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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