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 46t 보유…원폭 수천 발 분량, 핵무기 제조 전용 의구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는 핵무기의 원료이기도 한 플루토늄을 활용한 발전인 플루서멀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원전이 들어선 광역자치단체가 플루서멀 발전에 새로 동의하는 경우 교부금을 주는 제도를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 시작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구체적 내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플루서멀은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분리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섞어 가공한 '혼합산화물(MOX)연료'를 원전의 경수로에서 사용하는 발전 방식이다.
플루서멀로 핵연료를 재사용하는 이른바 '핵연료 주기(사이클)' 정책을 플루토늄을 보유하는 명분으로 삼아 온 일본은 이 정책을 촉진하기 위해 보조금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2020년 말 기준 플루토늄을 46.1t 보유하고 있다.
이는 원자폭탄 수천 발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며 장래 핵무기 제조에 전용(轉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플루토늄 보유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플루서멀 활성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플루서멀은 일본에서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일본에서 플루서멀 발전을 하는 곳은 간사이(關西)전력 다카하마(高浜)원전 3·4호기 등 4기에 불과하다.
대형 전력사업자로 구성된 전기사업연합회가 작년 12월 발표한 계획에 의하면 플루서멀을 실시할 원전의 목표 수는 애초에는 16∼18기였는데 '2030년까지 적어도 12기'로 축소됐다.
마이니치는 같은 지원 제도가 다른 사업에 이미 존재하고 광역자치단체가 2009년 3월 이전에 발전에 동의하면 최대 60억엔(약 623억원)을 받게 돼 있으나 교부금이 지급된 것은 후쿠이(福井)현 뿐이라면서 교부금의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핵연료 주기 정책에 밝은 스즈키 다쓰지로(鈴木達治郞) 나가사키(長崎)대 교수(원자력 정책)는 "플루토늄 보유량을 줄이기 위해 플루서멀 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이 제도로 정말 발전이 촉진될지 의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플루토늄 보유량을 감축하는 것이며, 핵연료주기의 유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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