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단체 분석…상위 10건 피해액 202조원 추정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올해 일어난 기후재난 피해액이 상위 10건만 합쳐도 총 1천703억 달러(약 202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영국의 자선단체 '크리스천 에이드'(Christian Aid)는 '기후 붕괴의 해 2021년: 비용 계산'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최악의 기후 재난으로는 650억 달러(약 77조원) 피해액을 남긴 허리케인 아이다가 꼽혔다.
지난 8월 26일 발생한 4등급 허리케인 아이다는 미국 루이지애나 등 지역에 집중호우와 강풍을 뿌려 총 95명의 사망자를 냈다. 당시 최대 풍속은 시속 240㎞에 달했다.
7월 12∼18일에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을 휩쓴 '유럽 홍수' 재난의 피해액이 430억 달러(약 51조원)로 그 뒤를 이었다. 사망자 수만 240명에 이르렀다. 정확한 이재민 수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정도였다.
3번째로 피해액이 큰 기후 재난은 2월 2∼20일에 발생, 사망자 210명을 낸 미국 '텍사스 겨울 폭풍'으로, 피해액은 230억 달러(약 27조원)로 추산됐다.
중국 허난(河南)에서 7월17∼31일에 발생한 홍수도 피해액이 176억 달러(약 21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는 302명에 이르렀고, 이재민 수는 무려 100만 명을 넘었다고 크리스천에이드는 밝혔다.
그밖에 11월 중순 캐나다 홍수(추산 피해액 75억 달러·약 9조원), 초봄인 4월에 불어닥친 프랑스 한파(56억 달러·약 6조6천억원), 5월 연이어 발생한 슈퍼 사이클론 타욱테(15억 달러·약 1조8천억원)와 야스(30억 달러·약 3조6천억원), 3월 호주 폭우(21억 달러·약 2조5천억원), 7월 중국을 강타한 태풍 인파(20억 달러·약 2조4천억원) 등이 큰 피해를 냈다고 크리스천에이드는 밝혔다.
크리스천에이드는 보험 손실액 등을 토대로 피해액을 집계했다. 실제 피해액은 더 클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런 방식으로 피해액을 계산하는 경우 자산 가격 차이 등으로 선진국의 피해가 실제보다 더 과도하게 추산될 가능성도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지 않아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이 크지 않은 저개발 국가에서도 기후 재난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크리스천에이드는 언급했다.
크리스천에이드는 보고서에서 "각국이 서둘러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런 재난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저자인 캔 크레이머 크리스천에이드 기후정책 대표는 블룸버그에 "기후변화의 비용이 올해를 뒤덮었다"며 "전 세계가 안전한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지 못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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