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으로 얼굴 가린 채 암살 예고하는 영상 공개…경찰 "조사 중"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머무는 윈저성에 침입을 시도한 10대가 과거 영국군이 인도에서 저지른 대학살에 대한 복수로 여왕을 암살하겠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27일(현지시간) 후드티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인물이 석궁을 들고 변조된 목소리로 이같이 이야기하는 영상을 보도했다.
경찰은 해당 영상과 지난 25일 오전 8시 30분께 윈저성에 석궁으로 무장한 채 침입하려다 붙잡힌 19세 남성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자신을 인도 시크교도라고 소개한 영상 속 남성은 "엘리자베스 여왕을 암살하겠다"며 "이것은 1919년 잘리안왈라 바그 대학살로 숨진 이들을 위한 복수"라고 말했다.
잘리안왈라 바그 대학살은 인도를 점령한 영국군이 암리차르 잘리안왈라 바그 정원에서 무차별 총격으로 아이를 포함한 민간인 400여명을 숨지게 만든 사건이다.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요소들을 종종 언급한 영상 속 남성은 "인종 때문에 살해당하고, 굴욕을 겪어야 했으며, 차별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복수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불법 침입 및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된 이 남성은 범행 직전 스냅챗으로 친구들에게 해당 영상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오전 8시 6분에 보낸 메시지에는 "이 메시지를 받는다면 내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뜻"이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언론사에도 전달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영국 언론매체들은 윈저성 침입 용의자가 구금과 함께 정신건강에 관한 검진을 거쳤으며 그 이후 '정신건강법'에 의해 입원치료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 남부 사우샘프턴에 사는 10대 남성이 줄 사다리를 타고 철제 울타리를 넘어 윈저성 정원에 발을 들였을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지난 10월 8년만에 병원에 입원했던 엘리자베스 여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크리스마스 일정을 취소한 채 윈저성에서 연말을 보내고 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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