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니카라과 가톨릭에 기부하려하자 제동…대만 반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최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손잡은 중미 니카라과가 옛 대만대사관 건물 등 자산을 중국에 넘기기로 했다.
니카라과 검찰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했다는 것은 (대만 소유였던) 모든 부동산과 동산, 장비 등이 중국의 소유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니카라과 주재 대사관 자산을 임의로 기부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대만의 15개 남은 수교국 중 하나였던 니카라과는 지난 10일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했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정권은 곧바로 수도 마나과에 있는 대만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에게 2주 후인 지난 23일까지 떠나라고 통보했다.
대만 CNA통신에 따르면 대사관 직원들은 촉박하게 출국을 준비하면서 대사관 건물 등 자산을 니카라과 천주교 측에 1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형식적인 가격일 뿐 기부나 마찬가지였다.
대만과 마나과 대교구 측은 지난 22일 변호사 입회하에 자산 이전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CNA가 대만 외교부를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기부 사실이 보도되자 오르테가 정부가 대만대사관 자산을 압류하며 제동을 건 것이다.
대만은 곧바로 반발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 규정을 들어 "(니카라과 정부는) 대표단의 부지와 자산, 기록물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며 대만의 옛 자산을 압류·이전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대만은 국제사회가 니카라과와 중국의 "비열한" 행위를 함께 비난하고, 니카라과 가톨릭이 자산의 소유권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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