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풋옵션 이행 가처분 기각…"IPO에 탄력"(종합)

입력 2021-12-28 10:49  

교보생명 풋옵션 이행 가처분 기각…"IPO에 탄력"(종합)
신창재 회장에 대한 가압류 취소…교보 "신 회장, 어피너티에 '완승'"
어피너티 "급박한 사안 아니라 기각된것…신 회장 의무위반은 확인"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풋옵션(특정가격에 팔 권리) 계약을 이행하게 해달라며 교보생명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너티 컨소시엄(이하 어피너티)이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28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전날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어피너티가 제기한 풋옵션 계약 이행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신 회장에 대한 가압류도 모두 취소했다.
앞서 올해 10월 어피너티는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판정에서 주주 간 계약상 의무 위반이 확인됐다며 주주 간 계약이 이행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북부지법에 제기했으나 법원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교보생명은 "이번 판결로 신 회장과 법률법인 광장은 같은 사안에 대한 국제중재에 이어 또다시 완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가처분 및 가압류 소송으로 인해 진행 여부가 불확실했던 교보생명 IPO(기업공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어피너티는 그러나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 신 회장의 의무 위반이 확인됐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가처분으로 해결해야 할 급박한 위험이 없어 기각됐다고 전했다.
어피너티에 따르면 법원은 투자자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 사안처럼 중재합의가 있는 경우 분쟁을 최종 해결할 권한이 있는 중재판정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자제하기 위해 가처분 필요성을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어피너티는 "투자자 측은 2012년 '풋옵션 행사를 통한 투자금의 적시 회수를 보장하겠다'는 신 회장의 약속을 믿고 주주간계약을 체결하면서 1조2천억원을 투자했고, 주주간계약에 따라 풋옵션을 행사했다"며 "신 회장은 스스로 약속한 주주간 계약상 의무 이행을 거부하면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어 2차 중재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해 추가 중재 절차를 예고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 등으로 구성된 FI다.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때 신 회장이 우호 지분으로 참여시킨 투자자들이다.
어피너티는 신 회장이 2015년 9월까지 IPO를 하기로 한 약속을 어겨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며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하고 그다음 달에 주당 가격 40만9천912원(총 2조122억원)을 제출했다.
신 회장은 당시 어피너티의 풋옵션 행사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인정하지 않자 어피너티가 2019년 3월 ICC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지난 9월 6일 ICC 중재재판부는 신 회장과 어피너티 간 풋옵션 계약이 유효하고, 신회장이 계약을 위반했다고 판시하면서도, 딜로이트 안진이 제시한 평가액(약 41만원)으로 신 회장이 풋옵션을 이행하게(주식 매수) 해달라는 어피너티의 요구를 기각함으로써 신 회장에게 사실상 승리를 안긴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지난 22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회계법인 딜로이트 안진의 임직원 3명과 어피너티 측 임직원 2명에 대해 서로 공모해 교보생명의 주식 가치를 부풀려 회계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실형을 구형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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