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시민단체가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면 태평양전쟁 기간 조선인 강제 동원의 역사를 포함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 사무국의 고바야시 히사토모(小林久公) 차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본 문화청 문화심의회가 일제 조선인 징용 현장인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 추천 후보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고바야시 차장은 "오늘 문화심의회의 결정에 따라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에 제안할 것인가를 각의(閣議·국무회의 격)에서 결정하는데, 각의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오늘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 이후에도 오랜 기간 운영한 금광이고 전쟁 중 조선인 강제 동원이 있었던 금광이기 때문에 그런 점을 확실히 확인해서 그런 내용까지 포함해 (유네스코에) 신청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바야시 차장은 "올해 12월 10일 문화청에 그런 요청을 전달했다"며 "아직 답신이 없지만,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본의 신청에 그런 내용이 포함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니가타(新潟)현에 있는 사도광산은 17세기 세계 최대 규모로 금이 산출되던 곳이었다. 태평양전쟁 기간에는 구리, 철, 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활용돼 1천명이 훌쩍 넘는 조선인이 강제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니가타현과 사도시가 2015년 3월 문화청에 제출한 세계문화유산 추천 자료에는 대상 기간이 '센고쿠(戰國)시대(1467∼1590년) 말부터 에도시대(1603∼1867년)'로 한정됐다.
고바야시 차장은 태평양전쟁 시기 강제 동원의 역사를 밝히는 것에 대해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가 확실히 그런 역사를 계승하고 미래로 향한다고 세계에 발신하는 것"이라며 "매우 중요하고 유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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