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정치·인권 감시…러, '외국 대리기관' 규정해 단속
서방, 권위주의 강화·표현의 자유 위축 두고 우려 제기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러시아 대법원이 28일(현지시간) 자국 내 대표적 인권단체인 '메모리알'을 해산하도록 결정했다고 타스,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대법원은 이날 메모리알의 중앙 조직인 '메모리알 인터네셔널'을 폐쇄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외국대행기관'인 이 단체가 법에 따라 출판물에 외국대행기관이라는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검찰은 이 단체가 구소련 시기의 기억을 폄하했다고 주장했다.
메모리알 측은 유럽 인권법원 등에 항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알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저명한 인권단체 가운데 하나다.
이 단체는 옛 소련과 개방 후 러시아의 정치적 탄압을 연구·기록하고, 러시아와 다른 옛 소련권 국가들의 인권상황을 감시해왔다.
메모리알은 옛 소련 시절인 1989년 역사 교육 단체로 창설된 뒤 1991년 인권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옛 소련권인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라트비아, 조지아(그루지야) 등 뿐 아니라 이탈리아 등 서방 국가에도 지부를 두고 있다.
이날 러시아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서방 국가들에서는 러시아의 권위주의 강화,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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