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공식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또 달러 채권 이자 지급일을 맞았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8일은 헝다가 2개 달러 채권의 이자 총 2억5천520만 달러(약 3천32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날이지만 뉴욕 시간으로 28일 업무 시간이끝날 때까지 상환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계약 조건상 해당 달러 채권 역시 상환 예정일에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도 디폴트 선언까지 30일의 유예기간이 더 주어진다.
투자자들은 이미 디폴트 상태에 빠진 헝다가 향후 이번 채권 이자를 제대로 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헝다는 지난 6일까지 반드시 지급했어야 할 달러 채권 이자 8천250만 달러(약 977억원)를 내지 못했고 이에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이 회사를 디폴트 등급으로 분류함에 따라 헝다의 공식 디폴트가 현실화했다.
현재 중국 당국은 헝다에 파견한 광둥성 업무팀과 국유기업 관계자들을 주축으로 회사 내부에 설립된 리스크해소위원회를 통해 헝다 사태를 사실상 직접 통제하고 있다.
당국의 적극적인 관여 속에서 헝다가 중국 전역에 걸쳐 다수의 건설 현장 운영을 재개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 회사는 미완공 주택 공사를 마무리해 완공해 150만명에 달하는 수분양자들에게 넘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시장화·법치화' 원칙에 따라 향후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헝다의 채무·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헝다 건설 현장 노동자와 협력업체 등 자국 내 피해자 구제를 가장 우선으로 여겨 역외 달러채 보유인들이 가장 큰 손해를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은 28일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특정 부동산 기업의 문제가 나타난 이후 관계 부처와 지방 정부가 이미 적극적인 조처에 나서 안정적이고 적절하게 위험을 해소하고 있다"며 "시장경제에서 발생한 사건은 시장화, 법치화 원칙에 따라 처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먼저 헝다의 정확한 자산과 부채 규모를 가리는 정밀 실사 작업을 진행한 뒤 본격적인 채무·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1조9천665억 위안(약 366조원)에 달하며 이 중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 달러(약 22조8천억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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