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18.4% 증가…기업 고용력 저하·졸업생 급증, 취업 '겹악재'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내년 중국 대학 졸업생이 사상 처음 1천만명을 넘어서면서 취업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왕후이(王輝) 중국 교육부 대학교육국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대학 졸업생은 1천76만명으로, 올해보다 167만명(18.4%) 증가할 것"이라며 "인원이나 증가율에서 역대 최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업들의 고용 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졸업생까지 급증해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왕 국장은 "기업들의 생산과 경영 상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구인 수요가 불확실하다"며 "코로나19의 지속적인 발생으로 대학들의 취업활동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취업난과 구인난이 공존하고 있다"며 "업종과 지역에 따라 고용 편차가 심한 가운데 대학생들의 취업난이 엄준하고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노동력의 질을 높이겠다며 1999년부터 대학 정원을 대폭 늘려왔다.
그 결과 1998년에는 18∼22세 청년 10명 중 1명만 대학에 다녔지만, 2016년에는 10명 중 4명이 대학에 다닐 정도로 대학생 수가 급증했다.
중국이 세계 경제 2위국으로 성장하면서 민간 기업들이 급속히 늘었지만, 이 보다 훨씬 늘어난 대졸자들을 모두 수용할 일자리가 생기지 않아 일자리 질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 5월 중국 구인·구직 사이트 자오핀(招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일자리를 구한 중국 대졸자의 60%가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이나 배달 종사자 이하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졸자 취업난은 더욱 가중됐다.
올해 1분기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줄었다. 베이징대학 조사 결과는 더욱 심각해 감소율이 27%에 달했다.
반면 구직자 수는 더욱 늘어나 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사람의 수는 70% 급증했다.
지난 25∼27일 중국 전역에서 치러진 내년도 대학원생 모집 시험에 올해 대입 응시자의 42% 수준인 457만명이 몰려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한 것도 대졸자들의 취업난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한 길일 수도 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못한 탓에 대학원 진학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과도한 대학원 진학 열기에 대해 고등 실업자들을 양산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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