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억원 주고 0.45㎢ 규모 또 사들여…카우아이섬 토지 6.52㎢로 늘어
2016년에는 농장내 땅 강제 매입하는 소송 진행해 원성 사기도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하와이 카우아이섬의 한 농장을 매입한 뒤 원주민들과 토지 소유 문제로 법정 다툼까지 벌였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카우아이섬 땅을 추가로 사들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더 타임스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저커버그와 그의 배우자 프리실라 챈은 최근 유명 자동차 판매상이었던 제임스 플루에거의 가족들에게서 1천700만 달러(약 202억원)를 주고 110에이커(0.45㎢) 규모의 카우아이섬 토지를 매입했다.
카우아이섬은 하와이 군도에서 4번째로 큰 섬으로 저커버그 부부는 2014년부터 이 섬의 땅을 매입해왔다. 가디언은 이번 투자로 저커버그 부부가 소유한 카우아이섬 내 토지는 총 1천610 에이커(6.52㎢)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저커버그 부부가 카우아이섬에 처음 투자한 것은 2014년이다. 이들은 당시 1억 달러(약 1천186억원)를 투자해 카우아이섬 북쪽의 농장 등 700에이커(약 2.83㎢) 규모의 대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저커버그 부부는 토지를 사들이고 집을 짓는 과정에서 카우아이섬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들은 인근 고속도로와 도로 소음을 막겠다며 자신의 토지 주변에 1.8m 높이의 돌담을 쌓았다. 이 영향으로 주민들은 공유지인 필라해변에 쉽게 접근할 수 없게 됐고, 지역 내 주요 도로에서 바다가 보이는 것에도 방해를 받게 됐다. 저커버그 부부는 보안팀을 꾸려 사람들이 해변에 자유롭게 출입하는 것도 어렵게 만들었다.
2016년 말에는 자신의 농장 안에 있는 8곳의 타인 소유 맹지에 대해 수백 명의 주민을 상대로 하와이 법원에 '토지 소유권 확인 소송'(Quiet Title)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땅들은 오래전부터 공식적인 증서 없이 하와이 원주민들이 대대로 물려받아 수백 명이 공동 소유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 부부는 역사적으로 오래돼 복잡해진 토지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토지 소유권 확인 소송을 활용해 이 땅들을 강제로 사들이려 해 논란이 됐다.
결국 소송은 취하했지만, 저커버그 부부는 경매를 통해 이 땅들을 매입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저커버그 부부가 카우아이섬을 '식민지'로 만들려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2년 전부터 그의 거주를 반대하는 청원이 커지고 있다.
카우아이섬 주민들은 성명을 통해 "그가 이곳에 짓는 저택은 무엇이냐. 그들은 이곳에서 일 년에 겨우 두 달 정도밖에 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저커버그 부부는 2017년 지역신문에 토지 매입을 위한 소송을 사과하는 글을 실었다. 또 지난달에는 자신들이 만든 지역사회 기금을 통해 카우아이 해비타트에 485만 달러(약 58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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