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극심한 가뭄과 대형 산불에 시달리던 미국 캘리포니아에 이번엔 기록적 규모의 폭설이 내렸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내년 가뭄이 우려된다고 CNN 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가 운영하는 중부시에라강설연구소(CSSL)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 인근 도너 패스 지역에는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202인치(약 5.2m)의 눈이 내렸다.
이는 12월 강설량으로는 최고치이고 월 강설량으로는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역대 월 강설량 최고치는 238인치(6m)를 기록한 2017년 1월이다. 12월 말까지 사흘간 내릴 눈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CNN은 내다봤다.
연구소 관계자들은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연구소에서 불과 150피트(약 45.7m) 떨어진 강설량 측정 장소까지 이동하는 데 40분씩 걸린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연구소 책임자인 앤드루 슈워츠 박사는 지금까지 내린 눈의 양이 올겨울 기대 강설량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눈이 더 오지 않으면 자칫 가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에라네바다 산맥 고지대에 쌓인 눈은 봄철에 천천히 녹아 흘러내리면서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천연 저수지 역할을 한다.
이렇게 시에라네바다 산정에서 내려온 눈 녹은 물은 연간 단위로 볼 때 캘리포니아 담수 공급량의 30%를 제공한다고 캘리포니아주 수자원국은 밝혔다.
지난해 겨울 끝 무렵 이곳 산정에 쌓인 눈의 양이 너무 적었던 까닭에 인근 저수지의 수량은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인다.
시에라 네바다 구릉지의 인공호수인 오로빌호의 저수량은 현재 37%로 같은 시기 최저 기록인 71%의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난 여름에는 오로빌 수력발전소의 가동이 1967년 건립 이후 처음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여름 126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올해 7월은 1895년 이후 가장 건조했던 달로 기록됐다.
겨울 강설량이 적은 것은 기후 변화로 겨울철 기온이 높아지면서 과거라면 눈으로 내렸을 수증기가 비로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슈워츠 박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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