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영국인 길레인 맥스웰(60)이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맥스웰에 대한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그에게 적용된 6개 혐의 중 미성년자 성착취 등 5개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맥스웰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4명의 미성년자를 꾀어 엡스타인에게 보내 그와의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였던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다 2019년 맨해튼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맥스웰은 엡스타인과 연인 관계였고 동업자이기도 했다.
판사는 아직 구체적인 선고 일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주요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진 만큼 최대 7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맥스웰은 이날 유죄 평결을 듣자 마스크를 내리고는 물을 한 컵 들이켰다고 한다.
그는 이밖에 두 건의 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을 받아야 한다.
앨리슨 모에 검사보는 "맥스웰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엡스타인과 범죄를 공모한 그의 공범"이라고 지적하며 "맥스웰은 성인으로서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맥스웰의 변호인 측은 그가 엡스타인이 벌인 성범죄의 희생양일 뿐이며, 수십 년 전에 일에 일어난 일이어서 고소인들의 기억이 부정확한 데다 이들이 돈을 노리고 있을 수 있어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는 식으로 몰고 갔다.
보비 스턴하임 변호사는 "엡스타인이 숨져 고소인들이 바라는 정의를 실현할 수 없게 됐다"며 "맥스웰은 단지 엡스타인의 사망으로 생긴 구멍을 메우고 그가 남긴 빈 의자를 채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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