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호주서 확진자 급증에 코로나 진단키트 부족

입력 2021-12-30 11:06  

미·영·호주서 확진자 급증에 코로나 진단키트 부족
"영국서 약국서 5분마다 키트 찾아"…호주는 가격도 급등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미국, 영국 등에서 자가 진단 키트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겨울 들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세지만 강력한 봉쇄를 재개하는 대신 자체 검사를 권장하는 정책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
영국에선 무료 자가 진단키트를 집으로 배달받거나 약국에서 가져올 수 있다.
당국은 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진단키트를 주문할 수 있도록 했지만 28일 재고가 없다는 안내 메시지가 자주 게시돼 불편 신고가 이어졌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일선 약국도 자가 진단 키트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독립약국협회(AIMP) 회장인 레일라 핸벡은 BBC에 "사람들이 5분마다 와서 자가 진단 키트를 찾는다"라며 "하지만 공급이 들쑥날쑥해 약국에서 키트를 얻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의회에서 "글로벌 공급난에 영향받아 자가 진단 키트의 공급난이 발생했다"라며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주문해달라"고 당부했다.
28일 영국 보건 당국은 자가 진단 키트 800만개가 연말에 약국에 공급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대로 실현될지 보장할 수 없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BBC방송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데다 당국이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의 자가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면서 키트 수요가 급증해 자가진단 키트가 부족해졌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21일 영국 보건안전청(HSA)는 열흘 간 격리기간 중 6, 7일 차에 간이 키트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으면 사흘 일찍 격리를 끝낼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격리 대상자가 격리를 하루라도 일찍 끝내기 위해 진단 키트를 찾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국은 18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연일 2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미국 역시 전면 봉쇄 대신 이동·영업의 자유를 되도록 유지하되 진단 검사 확대에 주력하면서 자가 진단 키트가 부족하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당국에선 델타 변이가 확산한 올여름, 가을에 진단 키트 수요가 오히려 줄어들면서 업체들이 생산을 줄인 탓에 겨울철에 공급난이 생겼다고 보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 21일 자가진단 키트 5억 개를 사들여 자국민에게 무료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CNN방송은 정부 관리들이 내년 1월 초를 배포 시기로 잡았을 뿐 정부 웹사이트를 통한 배송을 정확히 어느 시점에 시작하고 배송은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 등 세부 정보를 내놓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고위 관료는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않는 국민에게 어떻게 자가 진단 키트를 배포할지를 묻는 말에 "여전히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다"고 답했다.
호주에서도 신속 항원검사 키트의 수요가 늘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져 가격이 급등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진료소에서 무료 검사를 받으려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다시 며칠이 걸리는 상황이 이어지자 지난주보다 키트 가격을 배로 올리는 판매자도 등장해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검사 키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3억7천500만 호주달러(약 3천2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며 연금 수령자는 약국에서 키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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