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 당국의 규제로 올해 홍콩 증시가 10년 만에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29일 23,086.54에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 15.2% 떨어진 것으로, 올해가 2011년 이후 가장 성적이 나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홍콩 증시는 올해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곳 가운데 하나였다.
전자상거래, 비디오게임, 부동산, 도박, 사교육 등 분야의 기업들이 중국의 전방위 규제로 타격을 입었다.
투자회사 차트웰 창업자 로널드 찬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에는 끔찍한 해"라고 말했다. 본토 기업은 홍콩 증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홍콩 현지 기업들은 올해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았다고 찬은 말했다.
홍콩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홍콩 증시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올해 11월 30일까지 약 6천억 달러 감소한 5조5천억 달러다.
거대 기술기업을 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조치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기업들을 강타했다.
알리바바는 올해 주가가 52% 떨어졌고 텐센트와 메이퇀은 각각 21%와 27% 하락했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천즈카이는 기술기업 규제로 일부 종목은 이제 가치주로 불린다고 말했다. 가치주는 실적이나 자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말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에 못 미쳤다. 이는 1년 전의 약 19배보다 낮아진 것이다.
천즈카이는 투자자들은 새로운 깜짝 규제 없이 사업이 정상화한다는 조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도 정부 규제 강화로 타격을 입은 또 다른 분야다.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주식은 올해 89% 폭락했고 항셍지수 종목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은 35% 떨어졌다.
홍콩과 중국 본토의 엄격한 방역 정책도 올해 홍콩 증시가 부진했던 한 요인이다. 훠궈 체인 하이디라오는 주가가 올해 들어 73% 하락해 항셍지수 종목 가운데 성적이 가장 나빴다.
샌즈차이나, 갤럭시엔터테인먼트 같은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도 방역 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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