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수도권 등에서 최근 발생한 홍수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도서 유통업체 창고에 보관 중이던 책 약 300만권이 물에 잠겨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30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도서 유통업체 '빅배드울프 북스'는 최근 발생한 홍수로 도서 약 300만권이 "물에 빠져 죽었다"(death by drowning)며 피해 현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트위터 등 SNS에 공개했다.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빅배드울프 북스'는 영어원서를 각국에 최대 90% 할인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을 포함해 10여개국을 돌며 대형 도서 할인전을 개최하는 업체다.
쿠알라룸푸르 외곽 셀랑고르주에 위치한 이 업체 창고는 17일부터 발생한 홍수로 사흘간 물에 잠겼다.
이번 홍수로 5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고, 7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같은 창고에는 말레이시아의 온라인 서점 '북엑세스' 책도 같이 보관 중이었다.
북엑세스와 빅배드울프 북스 공동 창업자 앤드류 얍은 "200만∼300만권에 이르는 책이 물에 잠겨 파손됐다"며 "파손된 책을 수거하면서 정확한 피해를 집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수 수위가 낮아진 뒤 창고에 달려가 보니 수백만 권의 책이 파손돼 있었다. 책은 심지어 도로까지 쏟아져 나와 있었고, 단 한 권도 다시 볼 수 없게 됐다"며 가슴 아픈 상황을 설명했다.
업체가 SNS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포크레인과 지게차가 물에 젖은 책을 산더미처럼 쌓은 뒤 차례로 치우고 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이번 대홍수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정부의 부실 대응과 늑장 복구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클라탄주와 파항주, 조호르주 등 4개 주에 또다시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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