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침없는 확산 속 지구촌 불안한 새해맞이

입력 2021-12-31 10:51   수정 2021-12-31 10:54

코로나 거침없는 확산 속 지구촌 불안한 새해맞이
뉴욕 타임스스퀘어 볼 드롭 축소…베이징에선 카운트다운 5번 나눠
시카고·라스베이거스에선 대규모 불꽃놀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탓에 지구촌이 다소 우울한 송구영신 행사로 새해를 맞이한다.
대규모 인파가 몰려드는 화려한 행사를 했다간 오미크론의 먹잇감이 될 것이 뻔하기에 세계 주요 도시들은 매년 해 왔던 신년맞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다.
물론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강행하는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31일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새해 전야제는 올해에는 규모를 대폭 축소해 진행될 예정이다.
뉴욕 맨해튼 중심가인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리는 볼 드롭(ball drop) 행사에는 팬데믹 이전 수십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운집했지만 지난해에는 비공개로 열린 바 있다.
올해는 타임스스퀘어 관람구역에 수용 가능 인원의 25% 정도인 1만5천명의 입장객만 받고,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만 입장시킬 방침이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지만,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뉴욕시가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며 행사 개최 의사를 재확인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도 신년행사 규모를 줄이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런던에서는 매년 새해를 맞아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의 종탑인 '빅벤'이 울리고 트래펄가 광장에 모인 군중이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을 불렀지만 이와 같은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취소됐다.
독일은 모임 인원을 최대 10명으로 제한하는 거리두기 규제를 시행 중이며, 베를린에선 매년 해오던 대규모 불꽃놀이도 볼 수 없다.
파리도 새해 전야 샹젤리제 거리에서 해오던 불꽃놀이를 하지 않는다. 이탈리아 로마,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등도 연말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독일 당국은 폭죽 판매를 금지했는데, 이에 반발한 일부 독일인이 인접한 폴란드로 원정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전하기도 했다.



아시아 각국의 새해맞이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대규모 인파가 몰릴 행사는 가능하면 열지 않고 개최하더라도 방역에 신경 쓰는 모습이 뚜렷하다.
태국 방콕은 시가 주관하는 새해 카운트다운 등은 모두 취소했지만 민간 행사는 참석자 수를 제한해 열도록 했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등지의 대규모 새해맞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고, 발리 등 관광지에선 군중이 모이는 파티 개최와 확성기 사용을 금지했다.
베트남 하노이는 신년맞이 폭죽놀이나 야외 공연을 하지 않고 새해맞이 행사는 온라인으로 열 예정이다.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방역을 강화 중인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는 일부 연말연시 행사가 취소된 가운데 새 랜드마크인 '화씨(華熙)라이브우커송' 중앙 광장에서 새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방역을 고려해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이날 저녁 시간대부터 5차례로 나눠 카운트다운을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송구영신 행사를 강행하는 곳도 있다.
미국 시카고와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는 대규모 불꽃놀이가 예고돼 있다.
시카고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던 행사를 올해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없는 만큼 실내보다 실외에 있도록 유도하고, 불꽃놀이 지역을 넓혀 가급적 거리두기를 지키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관광지인 라스베이거스는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 예정대로 신년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불꽃놀이 등의 행사에 30만명 이상이 모이고 야외 음악공연에도 수천명의 관객이 입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두바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 등 관광 명소에서 불꽃놀이를 예고했고, 호주 시드니도 통제를 완화하면서 각종 신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호전된 덕에 일부 행사가 정상적으로 열린다.
NHK의 유명 프로그램인 홍백가합전에는 방청객이 입장하고, 도쿄 메이지(明治)신궁도 새해맞이 밤샘 참배를 허용한다.
하지만 젊은 층이 몰리는 도쿄 시부야역 앞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해마다 열려온 카운트다운 행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
시부야구는 역 주변 공원이나 거리에서의 음주도 금지하고, 역 앞에 설치된 대형스크린도 오후 11시부터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도쿄디즈니랜드와 도쿄디즈니씨의 밤샘 새해맞이 행사도 열리지 않는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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