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급증하는데…인도 유세장·해변 '나몰라 인파' 바글바글

입력 2021-12-31 11:23  

감염자 급증하는데…인도 유세장·해변 '나몰라 인파' 바글바글
마스크 미착용·사회적 거리두기 무시…올초에도 느슨한 대응 후 대확산
대도시 중심으로 확산 조짐…뉴델리 신규 감염 30명→1천300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가운데 곳곳에서 방역을 무시하는 인파가 몰리고 있어 올해 4∼6월 같은 대폭증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 초에도 인도에서는 확산세가 둔화했다며 유세장과 힌두교 축제 등에 수많은 사람이 운집했다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1만명을 넘는 대확산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31일 NDTV 등 인도 언론과 외신을 종합하면 최근 고아 등 유명 휴양지에는 연말 축제와 새해맞이를 즐기기 위한 인파가 많이 몰렸고, 우타르프라데시주 등 선거를 앞둔 여러 지역에서는 대규모 유세가 이어졌다.
뉴스 채널 영상과 사진 등을 살펴보면 인파 중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전히 무시되기 일쑤였다.
특히 고아에서는 해변뿐 아니라 술집과 나이트클럽 등도 관광객들로 연일 꽉 들어찬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식당 사장인 심플리스 곰스는 로이터통신에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밤 11시까지 12시간 영업을 하는데 계속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우타프라데시주, 펀자브주, 우타라칸드주 등 내년 초 지방 선거가 예정된 5개 주에는 방역 전문가들의 우려 속에서도 유세가 계속됐다.
특히 2억 명이 사는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로 내년 선거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띨 정도로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이에 여당 인도국민당(BJP)을 비롯한 각 정당은 주요 정치 지도자를 앞세워 각종 집회와 행사를 열고 있고 수많은 지지자도 몰려들고 있다.
모디 총리도 지난 23일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라나시에 지역 개발을 약속하며 군중 앞에서 연설하기도 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라하바드 고등법원은 23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내년 2월로 예정된 주의회 선거 일정을 한두 달 연기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뉴델리의 소아과 의사인 디렌 굽타는 CNN방송에 정치 집회는 감염 확산 관련 슈퍼 이벤트가 될 수 있다며 "적어도 두 달 이상 선거 유세를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타르프라데시주의 각 정당은 전날 방역 조치를 준수하겠다며 예정대로 선거를 치러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1일 5천326명으로 줄었던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1만3천154명(30일 오전 집계 기준)으로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감염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도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수는 17일 100명을 돌파한 뒤 전날 오후까지 1천159명으로 늘어났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이 이뤄지고 있어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뉴델리, 뭄바이, 콜카타 등 대도시에서 확산세가 거세지는 분위기다.
뉴델리의 경우 지난 14일 30명까지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 1천313명으로 폭증했다.
인도 최대 경제 도시 뭄바이의 전날 신규 확진자 수도 3천671명을 기록했고, 콜카타도 하루 만에 감염자 수가 두 배가 늘어나며 전날 1천90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이에 델리주, 우타르프라데시주, 하리아나주 등 여러 지방 정부는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 중이며 영화관 운영 중단, 사무실 근무 인원 제한 등 여러 방역 조치를 도입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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