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화면과 좋은 성능 원해"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데스크톱 컴퓨터가 돌아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으로 원격 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급감했던 데스크톱 PC 판매가 올해는 7% 증가했다면서 30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델과 HP와 같은 컴퓨터 업체들은 수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던 글로벌 판매가 다시 늘었다고 밝혔다.
알렉스 조 HP 개인시스템 부문 사장은 "집에서 일하는 사람 가운데 다수는 이전에는 노트북으로 괜찮았겠지만, 큰 화면으로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것을 원한다"면서 "그들이 원하는 건 좋은 키보드와 마우스, 듀얼 디스플레이"라고 말했다.
노트북 수요도 여전히 많지만, 시장조사업체 IDC는 팬데믹 첫해인 지난해 29%로 치솟았던 노트북 판매 증가율이 올해는 15%로 둔화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노트북 판매는 2009년 처음으로 데스크톱을 추월했으며 비슷한 시기 '내 손 안의 컴퓨터'로 불린 스마트폰이 부상했다. 이어 팬데믹까지 일어나 데스크톱 인기에 더욱 타격을 가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데스크톱은 비슷한 가격대의 노트북보다 속도가 빠르고 메모리 용량이 크며 스크린도 큰 장점이 있다.
재택근무를 노트북으로 시작했던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노트북의 한계를 느끼고 데스크톱으로 바꿨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인텔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도 그중 하나다. 그는 노트북 2대 가운데 1대를 데스크톱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집에서 주로 책상 앞에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요구하는 기업이 많아진 것도 데스크톱 수요가 증가한 요인이다.
올해 데스크톱 판매 2위인 델은 기업 고객의 데스크톱 수요가 특히 높아졌다고 밝혔다.
IDC에 따르면 이 회사의 데스크톱 판매는 2분기에 1년 전보다 41% 늘었다.
애플도 올해 데스크톱 판매가 급증했다. 애플이 신형 아이맥을 출시한 분기에 이 회사의 데스크톱 판매는 23% 증가했다. 애플은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큰 화면과 최대 성능을 원했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많은 데스크톱을 판매한 업체는 레노버다. 이 회사는 팬데믹 수요에 오디오 성능 개선과 주변 소음 제거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데스크톱의 부활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IDC는 글로벌 데스크톱 판매가 2025년에는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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