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등락하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모든 예금을 리라화로 해달라"고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서 "우리는 우리의 돈, 즉 터키 리라화를 가져야 한다"며 "외화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침대 밑 저금'을 언급하며 가정에서 보유 중인 금을 리라 예금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침대 밑에 모아둔 5천t의 금을 리라 예금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우리 경제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도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독특한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고금리는 부자를 더 부유하게 만들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할 뿐"이라며 "우리는 고금리와 고물가의 악순환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라화의 가치는 지난 한 달간 급등락했다.
지난 20일 리라화 가치는 1달러당 18.36리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21일에는 최저점 대비 무려 65% 폭등하면서 1달러당 11.0935리라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리라 가치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31일 오후 6시 기준 1달러당 13.6리라 선에서 거래 중이다.
이는 올해 초 1달러당 7.4리라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리라 가치가 1년 사이 약 45%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에 따른 터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외화 대비 자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가 상승한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이후 4달 연속 금리를 인하해 19%이던 기준금리를 14%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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