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기관장 "대통령이 반대 표명한 후 직원들 살해 위협받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5∼11세 어린이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찬반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접종 반대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보건 규제기관인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의 안토니우 바하 토히스 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어린이 백신 접종을 승인한 국가위생감시국의 직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히스 국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어린이 백신 접종을 비판한 뒤 국가위생감시국 직원들에 대한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 산하 기관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국가위생감시국은 지난 16일 5∼11세 어린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그러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가위생감시국의 결정을 비난하면서 승인과 관련된 직원의 이름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국가위생감시국 직원들은 SNS와 이메일을 통해 170여 차례 살해 위협과 물리적 공격을 암시하는 협박을 받았다. 일부 직원은 강아지를 매달아 죽이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긴 영상을 메일로 받고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가위생감시국은 법무부와 검찰, 경찰에 신변 보호와 함께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브라질 보건부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1월 중 5∼11세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어린이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자신의 딸(11)은 접종시키지 않겠다고 말해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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