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서가에 놓인 다양한 사진들을 통해 권력 의지를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강력한 집권 체제를 이어가겠다는 속내를 내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관영 중국 중앙(CC)TV 생중계로 만리장성 그림, 오성홍기와 함께 수백 권의 책이 꽂힌 서가를 배경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날 시 주석 서가에 놓인 사진은 모두 22장.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0장은 지난해 찍은 사진이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축하 행사를 앞두고 공산당 역사전람관을 참관한 뒤 선서하는 모습(6월 18일), 창당 100주년 기념 훈장인 7·1 훈장 수여(6월 29일), 창당 100주년 행사가 열린 톈안먼 광장에 인민복을 입고 등장(7월 1일), 중국공산당과 세계 정당 지도자 정상회의(7월 6일) 모습 등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관련 4장의 새로운 사진들에 주목하며 "초심을 잊지 않고 미래를 창조한다는 의미를 뜻한다"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우주정거장 건설 작업을 하는 우주비행사들과의 화상대화(6월 23일), 미국의 인권탄압 압박 속에 집권 후 처음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공개 시찰(7월 21일), 구이저우(貴州)성 묘족 마을을 찾아 소수민족과 대화(2월 3일),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달성했다며 개최한 전국 탈빈곤 표창대회(2월 25일) 모습 등도 서가 곳곳을 장식했다.
우주 굴기,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강화, 탈빈곤 등 시 주석이 여러차례 강조한 주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진들이다.
아울러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함께 있는 모습, 아버지와 함께 있는 모습, 푸저우(福州)에서 딸과 자전거를 함께 타는 모습, 펑리위안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 등 가족사진 8장도 서가에 놓였다.
이밖에 두 장의 가족사진 사이에 다음 달 개막하는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빙둔둔'(氷墩墩)과 '쉐룽룽'(雪容融) 인형을 올려놓아 올림픽 성공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 주석은 매년 신년사를 발표하며 서가에 놓인 사진을 통해 그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를 우회적으로 표현해 신년사 사진은 중국 정치를 이해하는 창구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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