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화산재 섞인 진흙탕이 산기슭 홍수처럼 쓸어내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지난달 대형 분화로 5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네시아 스메루 화산에서 이번엔 화산 이류(火山泥流)가 발생해 일부 주민이 고립됐다.
3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께부터 동부 자바 스메루 화산에서 화산 이류(Lahar, volcanic mudflow)가 발생해 산기슭 마을을 강타했다.
'콜드 라바'(cold lava)라고도 불리는 화산 이류는 화산 분출로 쌓인 화산암, 화산재가 물에 섞여 홍수처럼 빠른 속도로 쓸려 내려가는 현상을 뜻한다.
스메루 화산은 지난달 4일 대폭발 후에도 여러 차례 화산재를 뿜어냈기에 분화구 주변에 퇴적물이 많은 상태였다.
전날 분화구 주변에 폭우가 내리면서 화산 이류가 발생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화산 이류는 한창 피해 복구작업 중이던 마을을 덮쳐 중장비 등이 진흙 범벅이 됐다.
SNS에는 스메루 화산에서 무서운 속도로 쏟아지는 화산 이류를 찍은 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스메루 화산 기슭 주민들은 상당수가 산 아래 이재민 캠프에서 생활하는 중이라 화산 이류에 따른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가축을 돌보던 50대 주민과 60대 주민이 화산 이류에 고립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밤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려 했으나, 여전히 화산 이류를 건널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고립된 이들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스메루 화산은 이날 새벽에도 여러 차례 지진이 발생하고 흰 연기를 뿜어내는 등 불안정한 상태다.
1만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동부지역이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에 접해 있어 지진이 잦고, 국토 전역에 활화산이 120여 개나 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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