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도 2020년 부진 기저효과로 전 세계 판매량 늘어
10만대 판매 모델 5년만에 없어…베스트셀링카는 9만2천대 포터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권희원 기자 =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지난해 판매실적이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성차 업계에 직격탄을 날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탓에 기저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차[003620]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실적을 취합한 결과 이들 업체는 작년 한 해 국내 143만3천605대, 해외(반조립제품 포함) 599만6천860대 등 총 743만465대를 판매했다.
이는 2020년 판매실적 728만4천633대(내수 160만7천35대, 해외 567만7598대)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전 세계 판매실적은 현대차(3.9%)와 기아(6.5%), 르노삼성차(14.3%) 등 3개사가 전년 대비 증가했고, 한국GM(-23.2%)과 쌍용차(-21.3%)는 전년과 비교해 줄었다.
내수 판매 실적에서는 현대차 -7.7%, 기아 -3.1%, 한국GM -34.6%, 르노삼성차 -36.3%, 쌍용차 -35.9% 등으로 5개사 모두 후진했다.
수출의 경우 르노삼성차가 254.3% 증가한 것을 비롯해 쌍용차 44.1%, 기아 9.1%, 현대차 7.0% 등 4개사가 실적 호조를 보였고, 한국GM은 -21.7%를 기록하며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했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는 현대차의 소형 트럭 포터Ⅱ로, 9만2천218대가 팔렸다. 2020년까지 4년 연속 내수 판매 1위였던 현대차 그랜저는 8만9천84대로 2위로 밀려났다.
이에 따라 작년은 2016년 이후 5년 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한 모델이 하나도 없는 해로 기록됐다.
내수 '톱10'은 모두 현대차와 기아 모델이었다. 카니발(7만3천503대)이 3위에 올랐고 이어 아반떼(7만1천36대), 쏘렌토(6만9천934대), 쏘나타(6만3천109대), 봉고(5만9천729대), K5(5만9천499대), 제네시스 G80(5만9천463대), 팰리세이드(5만2천338대) 등의 순이었다.
업체별 지난해 판매 현황을 보면 현대차는 포터Ⅱ와 그랜저, 아반떼, 쏘나타,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80 등 인기 모델이 준수한 판매 실적을 보이면서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또 전기차 판매가 128.1% 증가하는 등 친환경차의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기아도 카니발과 쏘렌토, 봉고Ⅲ 등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급난에도 내수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3.1%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기아는 해외 시장에서도 스포티지가 32만3천868대가 팔리면서 해외 최다 판매 모델로 기록됐고, 셀토스(25만8천647대)와 프라이드(리오·21만9천958대) 등도 많이 팔렸다.
한국GM은 지난해 대표 모델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17만9천452대(내수 1만8천286대, 수출 16만1천166대) 팔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로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내수는 크게 줄었지만, 수출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며 전년 대비 14.3% 증가한 판매실적을 보였다. '수출 효자 모델' XM3가 5만6천719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6천139.7% 증가했다.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쌍용차는 생산 차질에 따른 출고 적체가 심화되면서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21.3%로 부진했다. 다만 수출은 전년 대비 44.1% 증가한 데다 5천여대가 넘는 출고 적체 물량을 일부 해소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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