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업 개발 탓…과학자들 "생물다양성·탄소 흡수 감소" 경고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세계에서 가장 넓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열대초원 지대로 꼽히는 브라질 세하두 사바나가 1년 새 서울의 14배가 넘는 면적이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3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 통계를 인용해 2020년 8월~2021년 7월 파괴된 세하두 사바나 면적이 8천5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한해 파괴 면적으로는 2015년 이후 가장 넓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서울 면적(605㎢)의 14.1배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이런 급속한 사바나 파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개발 정책 때문이라고 지목하고, 이 때문에 풍부한 생물다양성이 사라지고 온실가스 흡수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사바나 중 하나인 세하두는 브라질 중부에 있는 열대초원 지대다. 열대우림과 달리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곳에 나타나는 사바나는 식물이 건기를 견디기 위해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어 '거꾸로 된 숲'으로도 불린다.
세하두 사바나는 1970년대 이후 농업·축산업을 위한 개간이 본격화하면서 2000년대 초까지 파괴 면적이 계속 증가해 전체의 절반 정도가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열대우림과 사바나 보호 움직임으로 파괴 면적이 줄다가 2019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뒤 친개발 정책을 펴면서 다시 늘고 있다.
고이아스연방대학 지리학자 마누엘 페레이라 교수는 매년 수천㎢의 사바나가 농지 등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구에서 이처럼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하두 사바나에서는 새로운 식물과 동물 종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사바나 파괴로 많은 종이 연구도 되기 전에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했다.
브라질리아대학 생태학자 메르세데스 부스타만테 교수는 "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개발을 부추기고 환경보호 활동을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 아마존환경연구소의 안네 알렌카 국장은 "삼림파괴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끔찍한 환경정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이에 대한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정책은 브라질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라고 옹호하며, 브라질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넓은 영토를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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