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 총기비극'에 입연 볼드윈 "나만큼 진실 원하는 이 없어"

입력 2022-01-04 10:01  

'촬영장 총기비극'에 입연 볼드윈 "나만큼 진실 원하는 이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영화 촬영 중 소품 총으로 촬영감독을 쏴 숨지게 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배우 알렉 볼드윈(64)이 "나만큼 진실을 원하는 이가 없다"면서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볼드윈은 새해를 맞아 인스타그램 계정에 13분짜리 영상을 게시해 자신을 지지해준 이들을 향한 감사 인사와 함께 그간의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해 10월 21일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서 서부 영화 '러스트' 촬영 리허설 중 그가 소품으로 건네받은 권총에서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발사되면서 맞은편에 있던 헐리나 허친스(42) 촬영감독이 가슴에 총을 맞아 숨졌다. 허친스 옆에 있던 영화감독 조엘 수자도 어깨에 총상을 입었다.
그는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중 모르는 여성이 다가와 조미료 포장지 위에 격려의 말을 적어두고 갔다는 일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나는 허친스의 죽음을 두고 악의적으로 구는 이들보다 사려 깊고 따뜻한 정신을 가진 이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사람들에게서 정말로 많은 선의를 받았다.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두고 "지금까지 연루됐던 상황 중 최악"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나만큼 진실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수사 담당자들이 진실을 밝혀내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격발이 하필 스태프를 향해 이뤄진 경위에 의문이 증폭됐으나, 곧 이를 추정할 수 있는 정황이 일부 포착됐다.
수자 감독 등 현장 스태프의 경찰 진술 내용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다.
이에 따르면 당시 볼드윈은 교회 건물 세트장 안에서 카메라를 향해 총을 겨누는 동작을 연습했다.
그러나 볼드윈은 지난달 2일 미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지시한 대로 카메라 옆을 겨눴다면서 "절대 누구를 겨냥해 총을 발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는 "도대체 어떻게 실탄이 촬영장에 들어와 총에 장전됐는지 모르겠다"면서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볼드윈은 조감독에게 이 총이 '콜드 건'이라고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콜드 건'은 실탄이 없고 공포탄으로 채워진 소품 총이라는 뜻의 미국 영화계 용어다.
아직 소품 총에 실탄이 장전된 경위도 밝혀지지 않았다.
미 사법당국이 볼드윈과 현장 스태프 등 관계자를 상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pual0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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