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자영업] ② 빚으로 2년 버텼는데…"임대료는 계속 밀려"

입력 2022-01-05 05:40   수정 2022-01-05 15:47

[코로나 시대 자영업] ② 빚으로 2년 버텼는데…"임대료는 계속 밀려"
소상공인 10명 중 6명이 부채…대출만기 연장 3월 종료 고비
장사 못해 월세 걱정만 커져…"정부·임대인과 고통 분담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2018년부터 인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5)씨는 코로나19 사태 2년을 겪으면서 은행과 친척에게 1억5천만원 정도의 빚을 졌다고 한다.
김씨는 "월세가 200만원인데 장사를 제대로 못 해 1년 넘게 못 내고 있다"며 "그런데 정부의 손실보상금은 10만원밖에 안 나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가게를 팔려고 해도 살려는 사람이 없다"며 "빚까지 내면서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 앉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영업 제한 등 방역조치 강화로 장사가 안되자 빚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1억원을 대출받아 연명하고 있는데 부족해서 또 빌려야 한다", "월세 밀렸다고 건물주가 건물 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는 등 영업난으로 인한 자금 부족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 자영업자 빚 1년새 110조 '껑충'…10명 중 6명 부채
한국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87조5천억원으로 1년 사이에 14.2%(110조1천억원)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분기 10.0%에서 2분기 15.4%, 3분기 15.9%, 4분기 17.3%, 2021년 1분기 18.8%로 뛰었다. 2분기 13.7%, 3분기 14.2%로 다소 둔화했지만 10% 정도인 가계대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중·저소득층의 대출 증가세가 강했다.
매출 부진 속에 뛰는 재룟값과 인건비, 임대료 등 각종 비용 증가로 대출 수요가 커진 것이다.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액은 3억5천만원으로 임금근로자 등 비자영업자의 4배에 달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에서 빚이 있는 소상공인은 2019년 51.9%에서 2020년 60.0%로 늘었다.
자영업자들의 경우 일시상환대출 비중이 50% 가까이 되고, 개인사업자대출 가운데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대출이 70%에 육박해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부실화할 위험이 크다.
이자 걱정도 더욱 커진다. 한국은행이 작년 하반기 2차례에 걸려 기준금리 0.25%포인트씩 올린 데 이어 올해 1분기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2조9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한은은 추산한다.
오는 3월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의 종료로 부실이 표면화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지원을 받은 경우는 약 106만건(중복·복수 지원 포함), 261조2천억원에 달한다.
한은은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발생과 재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재강화 등이 반복되는 경우 자영업 매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할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 월세 수백만원인데 계속 연체…"한시 계약해지 금지 등 지원을"
임대료는 자영업자들에겐 눈앞에 닥친 큰 부담이다.
한국자영업자협의회와 참여연대 등이 지난해 10월 전국 중소상인·자영업자·실내체육시설 사업주 791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7%가 임대료를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임대료를 연체해 언제든 계약을 해지당할 수 있는 업체는 4곳 중 1곳이었다. 연체 업체들의 월평균 임대료는 약 700만원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손실보상금을 받아도 고스란히 연체한 임대료를 납부하는 데 써야 하고, 10명 중 3명은 손실보상금이 당시 집합금지·영업제한 기간인 3개월치 임대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워드 코로나)에 들어갔다가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에 45일 만에 중단하고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 수위를 높이면서 영업 손실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한층 커졌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정부의 손실 보상액이 월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밀린 임대료를 내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의 임대료에 대한 정부, 임대인, 임차인의 분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계약 해지나 퇴거를 금지하는 법을 한시적으로 재시행해야 한다"며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불투명한 만큼 직접적인 임대료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회는 지난해 9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개정, 임대료를 연체해도 계약을 해지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연장하지 않았다.
건물 임대인들이 임대 소득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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