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안 흘리는 혈당측정부터 첨단 방역마스크까지…혁신의 장 CES

입력 2022-01-04 17:47   수정 2022-01-04 17:48

피 안 흘리는 혈당측정부터 첨단 방역마스크까지…혁신의 장 CES
3일 미디어에 '언베일드 라스베이거스' 행사…농사와 자율주행 접목도
한국 바디프랜드는 산소 공급 안마의자 공개…발만으로 운전하는 모빌리티 장비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피 안 흘리고 하는 혈당 측정부터 첨단 방역 마스크에 인공 녹지까지.'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만덜레이베이 호텔에서 전 세계 미디어에 공개된 '언베일드(Unveiled)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전 세계에서 참가한 전자·정보기술(IT) 분야 기업과 스타트업들의 혁신의 경연이 펼쳐졌다.
5∼7일 열리는 일반인 대상의 본 행사를 앞두고 참가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행사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구촌을 휩쓰는 가운데에도 기업들이 다듬어온, 인류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안내할 기술과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행사를 주최한 미 소비자기술협회(CTA)는 행사장 입구에 '미래로 가는 대기줄의 맨 앞'이란 문구를 써놨다.


프랑스 기업 '에어크좀'은 구리와 탄소 등을 소재로 한 3중 필터를 장착한 첨단 마스크를 선보였다.
능동 여과 기술을 적용했다는 이 마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99.94% 죽이는 등 바이러스,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을 제거하고, 화학적 오염물질을 걸러낸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호흡기 질환자, 버스 운전기사 등 도시 대중교통 수단에서 일하는 종사자 등을 겨냥해 개발했다. 일반 마스크보다 숨 쉴 때 답답하지 않다는 게 이 업체 설명이다.
올해 3월께 미국과 유럽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뱅상 가스통은 "원래는 오염된 공기 차단을 목적으로 개발했는데 그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고 말했다.


한국의 안마의자 기업 바디프랜드는 올해 CES 혁신상을 받은 '더 파라오 O2'를 공개했다. 앉았을 때 코와 입이 위치하는 자리에 산소 발생 모듈을 달아 산소를 공급해주는 안마의자다.
통상 대기 중 산소의 농도는 19∼20% 정도지만 미세먼지 오염 등으로 환기를 못 한 실내는 이 농도가 17∼18%로 떨어진다고 이 회사 송승호 이사는 말했다.


더 파라오 O2는 의료용 산소 발생기와 같은 지오라이트 필터를 이용해 대기 중에서 질소를 포집해 빼낸 뒤 45∼55% 농도의 산소를 공급해준다.
송 이사는 "설악산이나 지리산에 가면 산소 농도가 22∼23%까지 올라간다"며 "이 제품은 기분을 쾌적하게 하고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업체 '비디오윈도'(VideowindoW)는 액정(liquid crystal)을 이용해 광고 등 동영상을 띄울 수 있는 투명한 창(窓)을 출품했다.
빛 센서와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주변의 밝기를 측정하고 이에 맞춰 적정한 밝기로 동영상을 송출해준다. 반사 억제 기술도 적용돼 눈부심을 막아준다.
동영상이 흑백으로만 표시된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지만 이 제품의 강점은 전력 소비를 크게 줄여 기후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프랜시스코 아얄라 레브룬은 "전력 소비량이 8W에 불과하다"며 "LCD 전광판의 10분의 1, LED 전광판의 100분의 1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레브룬은 "다만 배경이 더 밝아야 하기 때문에 환한 대낮에 주로 쓸 수 있고 밤에는 뒤쪽에 밝은 광원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나이오 테크놀로지'는 농업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자율운행 농기계를 선보였다.
100% 전기로 작동하는 이 회사 제품은 진돗개보다 좀 더 작은 '어스'부터 소보다 큰 '다이노'까지 3종류인데 파종과 재배, 잡초 제거 기능을 수행한다.
GPS(위성항법장치) 기반으로 밭을 돌아다니며 일하지만 카메라도 이용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어스는 씨를 뿌린 위치를 기억한 뒤 그렇지 않은 곳에 식물이 자라면 잡초라고 판단해 이를 제거한다'며 "인구 고령화로 농사지을 사람들이 줄어드는 현실을 반영해 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 '퀀텀 오퍼레이션'은 바늘로 찔러 피를 뽑지 않아도 혈중 포도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글루코미터'를 내놨다. CES 혁신상을 받은 이 제품은 세계 최초의 비(非)외과적 혈당 측정기라고 이 회사 마루야마 수미타카 이사는 설명했다.
마루야마 이사는 "센서에서 혈관에 빛을 쏴 혈중 포도당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을 썼다"며 "기존의 표준적 혈당 측정 방식인 혈당 자가측정(SMBG·손가락 끝을 찔러 채취한 혈액으로 혈당을 재는 것)과 견줘 95% 이상 정확하다"고 말했다.
식사 전후 공적인 장소에서도 언제든 혈당 수치를 측정하고 추적할 수 있다는 것도 당뇨병 환자에게는 희소식이라고 마루야마 이사는 덧붙였다.


프랑스 업체 '픽휠'은 발만으로 운전할 수 있는 개인용 모빌리티 장비를 전시했다. 1회 충전으로 30㎞를 가고, 최대 시속 15㎞로 달릴 수 있는 픽휠은 운전자가 이를 타고 다니면서 손으로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오른쪽 발로 페달을 앞 또는 뒤로 밟으면 전진·후진을 하고 왼쪽 페달은 브레이크 기능을 수행한다. 방향 전환은 발끝을 가고 싶은 방향으로 틀어주면 된다.
'손으로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라'가 이 회사 모토다. 예컨대 환경미화원이 발로는 이 장비를 운전하면서 손으로는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공항이나 공원, 테마파크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고, 이벤트 개최나 보안 업무, 여행에도 쓸 수 있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프랑스와 모로코에서 이미 대당 5천200유로(약 700만원)에 팔리고 있는데 미국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같은 프랑스의 '어번 캐노피'는 도시에 녹색 그늘을 늘려줄 제품을 들고나왔다. 드럼통 모양의 통에서 방사형으로 꽃잎처럼 펼쳐진 울타리를 타고 덩굴 식물이 자라도록 해 도시에 녹색 지붕을 늘리자는 것이다.
소형 제품은 바닥 면적 1㎡를 차지하면서 20㎡의 그늘을 제공하지만 가장 큰 제품은 바닥 1㎡를 차지하면서 50㎡ 크기의 그늘을 만들어 준다. 드럼통 모양의 베이스는 흙과 물의 저장고로 쓰여 식물에 양분과 수분을 공급하고 센서가 있어 물이 떨어지면 경보를 울린다.
회사 관계자는 "도시에 녹지가 25% 늘면 기온이 평균 2도 떨어진다고 한다"며 "사람의 손길이 별로 없어도 도시에 녹지를 많이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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