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 발생 억제·치료에 주력하며 제한조치는 느슨하게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오미크론 변이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5차 유행이 본격화한 이스라엘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이동제한, 대규모 검사, 감염경로 추적과 차단 등 기존 감역통제 방식보다 백신과 먹는 치료제를 동원한 중증환자 발생 억제와 치료에 주력하면서 오히려 제한조치를 느슨하게 풀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3일(이하 현지시간) 하루 동안 1만644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고 4일 밝혔다.
하루 전인 2일(6천576명)보다 무려 4천 명 이상 늘어난 것이며, 4차 유행의 정점인 지난해 9월 2일의 역대 최다 기록(1만1천333명)에도 근접했다.
전체 검사 수 대비 확진 비율은 5.51%, 감염 재생산지수는 1.91로 치솟았다. 확진자 1명이 약 2건의 감염을 유발하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입원환자(236명), 중증 환자(117명), 위중 환자(38명) 증가세는 아주 완만하다고 보건부는 설명했다.
대도시에서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날 텔아비브에 이어 이날 예루살렘이 감염 위험도가 가장 높은 '적색' 도시 목록에 추가됐다.
급격한 감염 확산세에도 이스라엘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대응을 하고 있다.
추가접종(부스터샷)에 이어 고령자에 대한 4차 접종까지 승인이 완료된 백신과 알약 형태의 먹는 치료제까지 중증환자 발생 억제와 치료를 위한 '실탄'을 쌓은 가운데, 제한 조치는 오히려 느슨하게 풀고 있다.
백신 접종자가 확진자와 접촉해도 격리하지 않기로 했고, 폭증하는 검사 수요를 고려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고집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신속 항원 검사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오미크론 변이 출현 직후 취했던 전면적인 국경 봉쇄도 완화해, 오는 9일부터는 중간수준 위험 국가로부터 백신을 맞은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일간 하레츠는 "이스라엘이 대량 검사와 확진자 격리, 경로 추적을 통한 감염 고리 끊기 등 기존 감염 통제 통제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공공보건 책임자인 샤론 알로이-프레이스 박사도 "감염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오미크론 변이 중심의 4차 유행은) 큰 파도가 될 것"이라며 "당국은 중증 감염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증 감염 유발 확률이 기존의 다른 변이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통해 집단 면역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일각의 의혹은 부인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금까지 전체 인구(약 940명) 중 658만여 명이 1차, 593만여 명이 2차, 427만여 명이 3차 접종을 마쳤다. 최근 시작된 고령자 등 대상 4차 접종에는 지금까지 2만4천600여 명이 응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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