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양적긴축 들어가나

입력 2022-01-05 10:59  

미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양적긴축 들어가나
보유자산 1경407조…과거보다 빠른 축소 전망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유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통화 긴축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연준 이사들은 현재 보유 중인 8조7천600억 달러(약 1경406조8천800억원) 규모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언제, 어떻게 줄일지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선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여 올 3월 테이퍼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그러면서 연준 위원들은 보유자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논의를 개시했다.
이른바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보유자산 축소는,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을 말한다.
연준이 시중에서 국채를 비롯한 금융자산을 직접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 정책과 대비해 양적 긴축 정책이라고 한다.
연준은 앞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 완화를 단행했다가 2017년 10월부터 이런 방식의 양적 긴축에 나선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문제와 관련한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고 올 1월 정례회의 때 논의를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준이 2014∼2019년 당시 취했던 방식을 쫓아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그 당시 양적 완화 정책을 끝내고 한동안 보유 자산을 유지해오다가 2017년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줄여나갔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진행되던 시기 경제 상황은 현재보다 좋지 않았고, 물가는 연준 목표치(2%)보다 낮았으며, 실업률은 높았다고 저널은 전했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해 "경제가 현재 훨씬 더 나은 상황이고 고용은 최대 고용 수준에 근접했다"며 "상황이 다르니 이런 점이 대차대조표 관련 결정에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미 의회에 출석해 대차대조표를 한동안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서 그런 다음 축소하는 것을 고려하기 위해서 2017∼2019년의 상황이 합리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대조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지난해 10월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2024년께부터 대차대조표 축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해 12월 한 행사에 참석해 "대차대조표 조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며 "올여름까지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면 일부 부담이 줄어 기준금리를 그렇게 많이 올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인 대차대조표 규모를 GDP 대비 20%가량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널은 대차대조표를 어떻게 줄일지도 해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2017년 10월 당시엔 연준이 분기에 100억 달러(약 12조원)씩 줄여나가기 시작해 2018년까지 매 분기 축소 규모를 100억 달러씩 늘렸다.
자산 구성도 중요한 문제다. 이론적으로 미 국채 장기물을 보유하는 것이 단기물보다 경기부양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 연준이 과거보다 더 많은 단기물을 보유하고 있어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을 경우 대차대조표가 상대적으로 빨리 줄어들 수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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