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보다 이른 40일만에 도달
테니스 선수 꿈꿨던 현직 英 육군 물리치료병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인도계 여군 장교가 유색인종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남극점을 밟았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인공인 하프릿 찬디(32)는 3일 장장 1천127㎞에 달하는 남극점 무지원(unsupported) 탐험 코스를 완수했다.
지난 11월 말 출발한 지 40일만으로, 예상보다 1주일가량 일찍 도착했다.
찬디는 남극점에 도착한 날 직접 녹음한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응원해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찬디는 "눈이 내리는 남극점에 도착했다. 지금 만감이 교차한다"며 "3년 전만 해도 극지방에 대해 아는 게 없었는데 드디어 이곳에 온 것이 꿈만 같다"고 벅차했다.
영국에서 태어난 찬디는 한때 테니스 챔피언이라는 꿈을 품었던 현직 영국 대위다.
찬디는 14살에 테니스 학원에 가기 위해 집을 떠나 살았고 16살에는 체코로 건너가 전 세계랭킹 5위 선수였던 이리 노박이 세운 테니스 학교에 다녔다.
이후 19살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육군 예비군에 입대해 2012년 장교로 임관한 뒤 물리치료병과로 복무해왔다.
20살에 첫 하프마라톤(약 21㎞)을 경험했고, 이후 80㎞에 달하는 초장거리 마라톤 코스도 완주했다.
27살엔 정규군에 들어가 네팔, 케냐, 남수단 등지에 배치돼 훈련을 받기도 했다.
찬디는 이번 원정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약 2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남극점까지 28㎞를 남겨둔 지점에서는 친구들에게 곧 있을 자신의 결혼식에 들러리를 서달라고 깜짝 요청하기도 했다.
찬디는 "이번 원정은 매순간 내 자신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여러분에게 한계를 깨고 자신을 믿으라고 격려하고 싶다"며 "난 '안돼', '평범한 일을 해'라는 말을 여러번 들었지만 우리만의 평범함은 우리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단지 유리천장을 깨는 것을 넘어 백만 조각으로 부수고 싶었다"고 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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