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국정농단 사법보고서 4년만에 첫 출간…"부패단절 계기"

입력 2022-01-05 22:17  

남아공 국정농단 사법보고서 4년만에 첫 출간…"부패단절 계기"
주마 전 대통령 부정부패 난맥상 담아…라마포사 대통령 "나도 연루됐으면 비켜날것"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제이콥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재임 2009∼2018년) 시절 국정농단에 대한 사법조사 보고서 제1부가 4일(현지시간) 출간됐다.
지난 4년 가까이 국정농단을 조사한 레이먼드 존도 헌법재판소장 대행은 이날 보고서 제1부를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수도 프리토리아의 대통령궁인 유니온빌딩에서 이뤄진 보고서 전달식에서 "남아공이 과거 부정부패 관행의 연결고리를 끊고 국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결정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존도 헌재소장 대행은 "지난 4년이 정말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더시티즌 등 현지신문이 전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일명 존도 사법조사위원회를 이끌며 재계 인사, 공무원, 정보관리 등 300명 이상의 증인으로부터 7만5천99쪽 분량의 구두 증거 자료를 수집했다.
삼부작인 보고서는 순차적으로 제2부가 이달 말까지, 마지막으로 제3부가 2월 말까지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1부는 874쪽 분량에 3권으로 이뤄졌다. 주마 전 대통령 재직 당시 만연한 정실인사 속에 국영기업 남아프리카항공(SAA)의 부실 경영과 자금 빼돌리기, 인도계 재벌 굽타 가문의 신문 뉴에이지에 각 부처의 홍보예산 몰아주기, 국세청(SARS) 청장의 위증과 공공조달 비리 등 각종 의혹을 담았다.
굽타 3형제는 부처에 뇌물을 주고 주마 전 대통령과 친분을 이용해 각료와 공기업 임명까지 입김을 불어 넣고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성실한 관리들을 물러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형제는 사법 조사위원회 출범 직후 국외로 도주해 행방이 묘연하다.
보고서는 당시 비리에 연루된 두두 미에니 SAA 전 이사회장을 비롯해 국영기업 수장 등에 대한 범죄수사와 기소를 권고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보고서를 정독한 후 오는 6월 말까지 권고사항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34개월간 사법 조사위 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생방송 되며 국민적 관심을 받은 만큼 조사보고서를 즉시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공개하게 했다.
그는 또 보고서를 이날 처음 받아 자신과 연루된 부분이 뭔지 모른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자신과 이해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옆으로 비켜나 있어 권고 이행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라마포사 대통령도 과거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인사 배치위원회를 이끌면서 국영기업 수장 임명 등에 관여했다는 점을 들어 보고서가 그에게 전달돼선 안 된다는 법적 논란이 일각에서 있었다.
그는 이번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존도 사법 조사위원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의 노고를 위로하면서 특히 일자리와 생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정부와 국영기업 비리를 내부 고발한 이들을 높이 평가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사법 조사위 출석을 거부하다가 지난 7월 법정 모독 혐의로 수감돼 그의 고향인 콰줄루나탈주와 경제 중심 요하네스버그에서 폭동과 방화, 약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그는 얼마 안 돼 건강상 이유로 의료적 가석방을 받았으나 지난달 중순 법원에서 가석방 무효 결정이 내려져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부통령 출신인 라마포사 대통령은 재선된 주마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인한 지지율 급락 속에 중도하차 한 후 부패 청산을 공약으로 선출됐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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