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이코노믹스 "엔화 약세로 달러당 120엔 갈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일본 엔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이번 주 금융시장에서 주목받았지만, 실질적인 엔화 가치 하락세는 이보다 더 심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실질실효환율(REER)지수로 평가한 엔화 가치는 지난 4일 66.3206으로 2015년 6월 8일의 66.8975를 깨고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명목환율에 각국의 물가 변동 등을 반영해 통화의 실질 가치를 나타내도록 조정한 수치다.
엔화의 명목 가치가 내려간데다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다른 대부분 무역 상대국들보다 낮기 때문에 엔화 실질실효환율지수가 더 크게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1월 1년 전보다 6.8% 치솟아 거의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2018년 말 이후 연 1% 아래에 머물고 있다. 일본의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기준 0.6%에 그쳤다.
일본이 경제 회복 부진으로 다른 주요 경제국보다 통화정책 정상화에 뒤처진 탓에 엔화는 지난 1년간 인기를 잃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영국 중앙은행(BoE)이 통화완화 정책의 철회를 시작했지만,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불확실성 때문에 더 신중한 접근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제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에 대한 수요가 줄기도 했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 넘게 떨어졌는데 이는 7년 만의 최대 하락률이었다. 엔화는 지난 4일 달러당 116.35엔에서 거래돼 2017년 1월 이후 가장 약세를 보였다.
일본에서는 엔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올라가 소비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많은 전문가는 엔화 가치의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전망한다.
마르셀 틸리언트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엔화 가치가 달러당 120엔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금리 차이가 여전히 핵심 요인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추가로 오르고 엔화를 더욱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엔화 가치가 반등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세라 아야코 스미모토미쓰이신탁은행 시장 전략가는 엔화 환율이 올해 중 달러당 105엔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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