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전용 열차 탔다 벌받은 미국 흑인, 126년 만에 사면

입력 2022-01-06 12:12  

백인전용 열차 탔다 벌받은 미국 흑인, 126년 만에 사면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미국의 흑백 차별이 심했던 시절 열차의 백인 전용칸에 타고 있다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았던 흑인 남성이 126년 만에 사면됐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머 플레시라는 이름의 이 흑인은 1892년 재판에 넘겨져 1896년 미국 대법원이 대중교통이나 호텔, 학교에서의 흑백 분리를 용인하는 '플레시 대 퍼거슨 판결'을 내리면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사면위원회는 지난해 말 플레시의 사면을 권고했고, 이에 따라 존 벨 에드워즈 주지사가 5일 플레시 사면을 결정했다.
126년 전의 플레시 대 퍼거슨 판결은 9명의 판사 중 1명이 불참했고 7명이 흑백 분리에 찬성해 '7 대 1' 판결로도 불린다.
흑백 분리를 용인했던 헨리 블링스 브라운 판사는 당시 "인종적 본능이나 신체적 차이에 근거한 차별을 법으로 근절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던 존 마샬 할란 판사는 "이 판결은 1857년 이 법정에서 내려졌던 '드레드 스콧 사건'에 대한 판결만큼이나 패악적이라는 사실이 훗날 밝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1957년 당시 법원은 노예 해방을 주장하는 흑인 드레드 스콧에 대해 "노예 또는 노예의 후손인 흑인은 결코 미국 시민이 될 수 없고, 단지 소유물에 불과하다"고 판결했다.
플레시가 체포된 장소 인근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은 할란 판사의 후손인 첼리스트 케이트 딜링햄의 연주로 시작됐다.
그는 미국 흑인들의 국가(國歌)로 통하는 '리프트 에브리 보이스 앤 싱'(Lift Every Voice and Sing)을 연주했고 참석자들은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에드워즈 주지사는 "플레시에 대한 잘못된 판결이 결코 훼손할 수 없었던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일조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플레시의 사촌 고손녀인 케이트 플레시는 "오늘은 우리 조상들과 앞으로 태어날 우리의 자손에게 정말로 영광된 날"이라고 감격했다.
플레시 대 퍼거슨 판결은 1954년 미국 대법원이 위헌 판정을 내릴 때까지 유효했다.
kjw@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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