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팜유 수출에 반색하던 인니, 국제가격 상승에 '역풍'

입력 2022-01-06 11:22   수정 2022-01-06 11:41

석탄·팜유 수출에 반색하던 인니, 국제가격 상승에 '역풍'
수출 최고치 경신 손뼉 쳤더니…내수 공급부족·가격상승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지난해 석탄과 팜유 등 원자재 국제가격 상승으로 월별 수출 최고치를 경신하며 쾌재를 불렀던 인도네시아가 '역풍'을 맞고 있다.
수출에 매달리다 내수용 석탄 공급이 달리자 1월 석탄 전면 수출금지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식용유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보조금으로 3조6천억 루피아(3천억원)를 풀기로 하는 등 사후 대응에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다.



6일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0.57%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가장 높았다.
이는 코로나 규제 완화와 성탄절·연말연시 연휴 효과로, 식음료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됐다.
그중에서도 고추, 식용유, 계란, 닭고기, 생선, 채소 가격이 올랐는데, 특히, 식용유 가격 상승은 팜유 국제가격 상승과 맞물려 발생했다.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와 함께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이다.
팜유 국제가격은 2018년 말 톤당 500달러대에서 최근에는 1천300달러가 넘는 등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생산업체들이 현지 팜유 농가와 고정가격으로 계약하지 않고, 국제가격으로 구매하다 보니 인도네시아 내 식용유 가격이 지난달 리터당 2만 루피아(1천676원)까지 올랐다.
1년 전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가격은 리터당 1만3천 루피아(1천88원)대였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나시고랭(볶음밥), 미고랭(볶음면) 등 볶거나 튀긴 음식을 선호해 식용유 가격은 민심과 직결된다.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식용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6개월 동안 식용유 12억 리터에 3조6천억 루피아(3천억원)의 보조금을 투입, 리터당 1만4천 루피아(1천171원)에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용유 가격 인하 정책에는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생산업체 70곳이 호응하고 있으며, 당국은 필요하면 시행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팜유뿐만 아니라 석탄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다. 석탄 가격 또한 지난해 급등했다.
인도네시아의 석탄 기준가격은 작년 1월 톤당 75.84달러로 시작해 6월 100.33달러로 100달러를 돌파했고, 11월에는 215.01달러를 찍고, 12월 159.79달러로 주춤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석탄 생산업자들에게 생산량의 25%를 자국 발전소에 의무적으로 공급하도록 하되, 가격을 톤당 70달러로 묶어두자 업자들이 의무를 어기고 수출에 집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긴급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개 발전소의 전력 생산에 차질이 생기게 되자 올해 1월 석탄 수출 전면금지라는 초강경 수를 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인도네시아의 석탄 생산업자들은 발전소로 긴급히 석탄물량을 보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력 공사는 전날까지 1천390만t의 석탄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안정적 전력생산을 위해서는 20일치 분량의 석탄을 보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보르네오섬(칼리만탄) 주요 광산 앞바다에는 약 100척의 선박이 선적 재개 지시를 기다리며 떠 있는 상태다.
전날 인도네시아 석탄광산협회(ICMA)와 통상장관의 면담이 예정돼 있었으나 연기됐다.
한편, 인도네시아 주재 일본 대사는 "갑작스러운 수출금지가 일본의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일본은 월 200만t의 인도네시아산 석탄을 수입하는데 대안이 거의 없다"며 인도네시아 정부에 즉각적인 수출 재개를 요청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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