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총리 "방역 규칙 준수 국민 뺨 때려" 비난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멕시코행 전세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음주 파티를 벌여 물의를 빚은 승객들이 캐나다 주요 항공사들로부터 잇달아 탑승 거부를 당하고 있다.
캐나다 최대 항공사인 에어캐나다는 5일(현지시간) 멕시코 칸쿤에서 캐나다로 돌아가려는 기내 파티 승객들에게 자사 항공편의 탑승을 거부키로 했다고 캐나다 통신 등이 전했다.
또 2위 항공사인 에어트랜샛도 이날 성명을 내고 문제의 승객들에 대해 같은 조처를 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저가 항공사인 선윙의 전세기로 멕시코 휴양지 칸쿤으로 향하는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내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음주·가무 파티를 벌여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퀘벡의 지역 TV 리얼리티쇼 출연진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로 당시 현장을 담은 동영상이 전날 공개돼 거센 비난을 불렀다.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샛은 각각 성명을 통해 해당 승객들이 캐나다행 자사 항공편을 이용하려 했으나 다른 승객과 승무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들의 탑승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선윙측도 이들이 탑승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자사 항공기 탑승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체류 일정을 마친 칸쿤 현장에서 귀국 항공편을 구하지 못하고 발이 묶이게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일행 중 30여 명은 현지에서 한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교통부와 보건부, 공공안전부 등 3개 부처 합동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대해 부처별로 각각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문제를 일으킨 승객들은 항공업계에 적용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 건마다 5천 캐나다달러(약 470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나아가 타인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00만 캐나다달러와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관련 회견을 하면서 이 사건을 언급, 이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공중 보건 수칙을 준수하는 모든 사람의 뺨을 때렸다고 비난했다.
트뤼도 총리는 "동영상을 본 모든 캐나다 국민처럼 나도 엄청나게 화가 났다"며 프랑스어를 사용해 '멍청이' '야만인' 등으로 이들을 힐난했다.
jaey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