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도 외국어는 귀에 설어…늘 듣던 '모국어'와 구분

입력 2022-01-06 19:30  

반려견도 외국어는 귀에 설어…늘 듣던 '모국어'와 구분
헝가리 연구진 두뇌스캔 통해 확인, 비언어도 포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멕시코에서 스페인어만 듣고 살던 반려견이 주인을 따라 헝가리로 이주하면 주변에서 들리는 헝가리어가 귀에 설게 느껴질까?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동물행동학과의 라우라 쿠아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한 개의 언어 인지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뉴로이미지'(NeuroImage)에 발표했다.
쿠아야 박사가 몇 년 전 외트뵈시 로란드대 '신경동물행동학 커뮤니케이션 랩'에서 박사후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부다페스트로 거처를 옮기면서 보더콜리 반려견 '쿤쿤'을 데리고 간 것이 계기가 됐다.
연구팀은 우선 쿤쿤을 비롯해 주인으로부터 스페인어나 헝가리어만 듣고 자란 18마리의 개를 '뇌 스캐너'에서 움직이지 않게 훈련했다.
그런 다음 동화 '어린왕자'를 스페인어나 헝가리어로 읽어주고 친숙한 언어와 그렇지 않은 언어를 들었을 때의 두뇌 반응을 살폈다.
이와함께 두 언어를 마구 뒤섞어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는 비언어적 소리를 들려주는 실험도 했다.
그 결과, 친숙하든 않든 언어를 들려줬을 때는 두뇌의 일차 청각피질에서 비언어 때와는 구분되는 독특한 활동 양상이 발견됐다.
이런 언어 포착 능력은 그러나 단순히 자연스러운 소리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친숙한 언어와 그렇지 않은 언어를 구분할 때는 이차 청각피질이 활성화됐으며, 나이 든 개일수록 이를 더 잘 구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공동 저자인 라울 페르난데스-페레스 박사는 "각 언어는 다양한 청각적 규칙을 갖는데, 개가 인간과 함께 살면서 주변에서 들어온 언어의 청각적 규칙을 습득한다는 점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의 두뇌도 두 언어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보여줬다"면서 언어의 규칙성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인간 고유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개만 가진 특기인지 아니면 여러 종에 걸친 일반적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논문 책임저자인 아틸라 안딕스 박사는 "개가 인간과 함께 수만년을 살면서 인간의 말을 더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두뇌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반드시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를 밝혀내려면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EOTVOS LORAND UNIVERSITY 제공]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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