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일 방어체계 극복에 유리해질 것…국제사회 영향력 강화 포석도"
"추격·방어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는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군사능력에 주목하면서 내부결속 강화와 국제사회 영향력 확대 등 정치적 의도도 깔려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6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전날의 발사체가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와 관련해 "이러한 무기의 배치로 북한이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의 방어체계를 극복하는 데 유리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또 이번 시험발사가 '고난의 시기'에 있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내부적으로는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김 위원장의 군사계획상 무기의 중요성과 함께 지난해 10월 북한이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했던 신무기 모델이 이번에 등장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루이스 소장은 이번 미사일을 1980년대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퍼싱Ⅱ'와 비슷한 신형 기동식 재진입체(maneuvering warhead·MARV)라 불렀다.
그는 "'극초음속' 탄두라 불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장거리 미사일이 사실 극초음속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전제한 뒤, MARV가 다른 점은 비행 중 무기의 경로를 제어해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에서 요격하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ARV는 북한에 미국과 동맹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대한 회피 역량을 향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시험하는 것에 견줄만한 MARV는 한국과 중국, 일본과 같은 역내 다른 국가들도 이미 개발했거나 현재 개발 중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비교적 드문 군사능력"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앤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군사적인 측면에서 김 위원장이 극초음속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이러한 무기들이 미사일 방어에 잘 대처한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북한 주장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은 수직·수평 기동을 모두 보여줬다"며 "따라서 추격과 방어가 어려울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무기들은 무적의 슈퍼무기가 아니라, 초강대국인 미국·중국·러시아가 실제 개발을 주도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종류의 미사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 체제에서 북한은 군사적 자족뿐만 아니라 국방과학의 우수성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 기술적으로 성능 시험이란 목적 외에, 내부 결속과 국제사회 영향력 강화 등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결과물이란 관측도 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북한 내부의 경제적 어려움을 숨기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시험발사는 (북한 주민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현대차·국제교류재단(KF)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센터장은 "북한의 경제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김 위원장이 외부 원조를 더 많이 끌어내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도발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차례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에 당황하거나 과도하게 반응해선 안 된다"며 "김 위원장은 단순히 그의 국제적인 영향력을 늘리고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도발을 강행하는 전술을 쓰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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