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가 복대동맥류(abdominal aortic aneurysms)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복대동맥류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복부를 지나가는 구간인 복대동맥의 한 부분이 탄력을 잃고 얇아지면서 풍선같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으로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자동차 타이어처럼 갑자기 파열해 파국적인 내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로체스터(Rochester) 대학 의대 아브 심혈관 연구소(Aab Cardiovascular Research Institute) 연구팀은 비아그라가 복대동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생쥐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6일 보도했다.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은 혈관의 평활근(smooth muscle)을 수축시키는 효소인 포스포디에스테라제 5(PDE5)의 활동을 억제하는데 이것이 동맥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생쥐 실험을 통해 알아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일단의 생쥐에 외과적인 방법으로 작은 복대동맥류가 생기도록 유도했다.
연구팀은 수술 후 7일 만에 복대동맥류가 형성된 이 생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실데나필을 물에 희석해(60~100mg에 상당) 매일 4주 동안 투여했다.
4주 후 실데나필이 투여된 생쥐 그룹은 투여되지 않은 대조군 생쥐들보다 복대동맥류 부위가 평균 37% 넓어졌다.
또 복대동맥류의 탄력 섬유(elastic fiber)가 50% 약화됐다.
이는 실데나필이 혈관 평활근 세포의 혈류 조절 기능을 방해해 복대동맥류의 진행을 악화시켰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따라서 대동맥류가 있거나 대동맥류 위험이 높은 남성은 비아그라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대동맥은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 중간층은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혈류를 조절하는 평활근 세포로 구성돼 있다. 혈관 평활근 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대동맥류 위험이 커진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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