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남미 니카라과가 대만과 단교한 다음날 현지에 주재했던 전 대만 대사가 니카라과 국적을 취득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대만중앙통신(CNA)에 따르면 우진무(吳進木) 전 니카라과 주재 대만 대사는 지난달 9일 니카라과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다고 선언한 다음날 부인과 함께 니카라과 국적을 취득했다.
니카라과 대사로 8년간 재직한 그는 단교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17일 퇴직했다.
CNA는 "우 전 대사 부부는 니카라과 국적 취득 후 대만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라며 "그는 미국 버지니아와 니카라과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보도했다.
청젠런(程建人) 전 대만 외교부장은 CNA에 "우진무의 행동에 대해 대만 외교부가 분명한 설명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며 "대만 외교부나 우진무가 이번 일을 분명히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니카라과 외교부는 지난달 9일 성명을 통해 대만과 국교를 끊고 중국과 수교한다고 선언했다.
니카라과 외교부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전체 중국을 대표하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이유로 들었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 대사관을 공식 개관했다.
니카라과에 중국대사관이 문을 연 것은 1990년 이후 31년 만이다.
니카라과는 1985년 다니엘 오르테가 좌파 정권에서 중국과 수교했으나 1990년 정권이 교체된 후 대만과 손을 잡으며 중국과는 단교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이 2007년 다시 정권을 잡은 후에도 대만과 외교관계를 이어오다 지난달 대만과 단교를 전격 선언하고 중국과 국교를 재개했다.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한 오르테가 대통령과 미국 등 서방과 관계 악화가 이번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니카라과 정부는 대만이 자국 대사관을 현지 가톨릭계에 기부하고 떠나려 하자 대사관 자산을 압류하고 중국에 넘기기로 해 대만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니카라과와 단교로 대만의 수교국은 14개로 줄어들었다. 대만의 수교국은 대부분 중남미, 카리브해, 남태평양 지역에 있는 소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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