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장, 印'앞바다'서 쿼드 압박…몰디브·스리랑카 방문

입력 2022-01-08 11:02   수정 2022-01-08 11:33

中외교부장, 印'앞바다'서 쿼드 압박…몰디브·스리랑카 방문
'친인도' 몰디브·'국가부도 위기' 스리랑카서 영향력 확대 모색
인도, 긴장 속 주시…한발 앞서 스리랑카와 석유 저장시설 임차 계약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국·인도 등과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이 인도 '앞바다'에서 영향력 확대 행보에 나서고 있어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8일(현지 시간) PSM뉴스 등 몰디브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오후 몰디브에 도착했으며 이후 스리랑카까지 잇따라 방문한다.
지난 4일부터 에리트레아, 케냐, 코모로 등 아프리카를 돌아본 왕이 부장은 귀국길에 이들 인도양의 '전략 국가'를 찾으며 이번 순방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몰디브와 스리랑카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진주 목걸이 전략, 솽하이(雙海) 전략 등에서 거점 국가로 여겨진다.
진주 목걸이는 중국이 중동에서 남중국해까지 해로를 따라 투자 개발한 거점 항구들을 이으면 진주 목걸이 형태가 된다는 뜻의 용어다. 솽하이 전략은 중국이 인도양과 서태평양을 모두 중시한다는 개념이다.
왕이 부장은 몰디브에서 '친인도' 성향으로 알려진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두루 만난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양국 수교 50주년을 기념하고 인프라, 보건, 여행 등 여러 건의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몰디브는 전통적으로 인도와는 혈맹에 가까운 우방이었으나 전임 압둘라 야민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중국과 가까워졌다.
야민 대통령 집권 시기에 교량 건설 등 대규모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벌였고 이로 인해 몰디브는 엄청난 빚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작년 3월말 기준 몰디브의 대외 채무 규모는 56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몰디브 GDP와 맞먹는 규모다.
이에 2018년 11월 출범한 솔리 정부는 기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재검토하는 등 중국과 거리를 두고 친인도 정책을 펴나가는 상황이다.

몰디브와 달리 스리랑카는 중국과 밀착해온 나라로 꼽힌다.
스리랑카는 2005∼2015년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 시절 노골적인 친중국 노선을 펼쳤다.
마힌다는 당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각종 대형 인프라 투자를 진행했다.
2014년에는 콜롬보항에 중국 잠수함 두 척의 정박을 허용해 인도와 미국 등을 긴장시켰다.
와중에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빌린 대규모 차관으로 함반토타항을 건설했으나,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2017년 중국 국영 항만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에 99년 기한으로 항만 운영권을 넘겨주기도 했다.
마힌다는 현재 총리를 맡고 있고 그의 동생 고타바야는 현 대통령이다. 이들 라자팍사 가문은 지금도 친중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스리랑카는 중국의 도움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외화 부족, 물가 폭등 등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해 국가부도 위기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스리랑카 안팎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지원을 받는 길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지만 라자팍사 가문은 이에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
라자팍사 가문은 대신 전통적으로 관계가 돈독한 중국의 지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왕이 부장이 풀어 놓을 '지원 보따리'에 상당히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왕이 부장이 이번 방문 때 추가 지원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의 몰디브, 스리랑카 방문은 중국의 팽창주의 견제에 나선 미국과 인도 등에 대한 '견제구'도 될 전망이다.
특히 2020년 국경 유혈 충돌 등으로 중국과 갈등의 골이 깊은 인도는 왕이 부장의 이번 순방에 대해 긴장하며 주시하는 모습이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비동맹국 지위를 고수해 왔지만, 중국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자 미국 주도의 4개국 협의체 쿼드에 합류한 상태다.
인도는 왕이 부장의 방문 직전 스리랑카와 석유 저장 시설 임차 계약을 하며 양국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도 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인도석유공사가 스리랑카 동북부 항구 트린코말리 인근 석유 기지 내 탱크 14개를 50년간 임차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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