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자금 수령 자격 갱신 막았다가 허용 선회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테레사 수녀(1910∼1997)의 자선 단체에 대한 인도 정부의 해외 자금줄 차단 조치가 해제됐다고 ANI통신 등 인도 언론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사랑의 선교회(Missionaries of Charity)'가 낸 해외 자금 수령 관련 자격을 다시 복원했다.
이에 따라 사랑의 선교회는 자선 활동을 위한 해외 자금 지원을 다시 받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인도 내무부는 지난달 "부정적인 (자금) 투입이 있었다"며 사랑의 선교회가 낸 해외 자금 수령 관련 자격 갱신 신청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에 현지 일각에서는 인도 정부가 자금줄 압박을 통해 기독교 성향의 자선단체를 탄압한다는 비난이 나왔다.
사랑의 선교회는 테레사 수녀가 1950년에 인도 콜카타에 세웠으며 그간 극빈자, 고아, 죽음을 앞둔 사람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해왔다.
테레사 수녀는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97년 콜카타에서 선종한 뒤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성인으로 선포됐다.
인도에서는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집권한 후 보수 힌두교도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지 소수 종교인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그리고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해 비판 목소리를 내는 비정부기구(NGO)가 자주 표적이 됐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전후로 보수 힌두교도와 여당 지지자들의 이런 위협은 더욱 거세졌다.
북부 하리아나주 암발라의 교회에서는 예수상이 훼손됐고,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라나시에서는 산타클로스 모형이 불태워지기도 했다.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주의 경찰은 강제 개종 혐의로 사랑의 선교회를 수사했다.
현지 언론은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등 약 1만2천여개의 NGO가 사랑의 선교회와 마찬가지로 최근 해외 자금 수령 자격을 잃었다고 전했다.
현재 인도의 힌두교도는 13억8천만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비중은 각각 14%와 2%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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