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7개 시·도서 유일하게 하락…24주째 마이너스
단기 급등 피로감·입주 물량 증가 영향…"올해 반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2020년 전국에서 아파트값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세종시가 지난해에는 정반대의 흐름을 나타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27일 조사 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0.63% 떨어져 2012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주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해 주간 누적 매매가 변동률이 12월 마지막 주까지 -0.68%로 집계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아파트값이 하락한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세종은 재작년에 부동산원 통계로 아파트값이 무려 44.93% 상승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곳이다.
당시 여당을 중심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속도를 내자 투기 수요가 유입되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세종은 작년 들어 아파트값 오름폭이 둔화되기 시작하더니 5월 셋째 주부터는 하락으로 반전됐다.
이후 같은 해 지난 7월 첫째 주와 셋째 주에 각각 0.01%, 0.05% 소폭 상승하기도 했으나 7월 넷째 주부터 올해 첫째 주까지 2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 5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아파트값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세종시 고운동 가락마을18단지 전용면적 100.8986㎡는 지난해 3월 11일 8억9천700만원(8층)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9월 18일 8억4천만원(5층), 12월 14일 7억8천만원(16층)으로 약 9개월 새 아파트값이 1억원 넘게 떨어졌다.
세종시 다정동 가온마을4단지 전용 59.99㎡는 지난해 1월 25일 6억5천만원(7층)에 팔려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여 작년 연말 기준으로 시세가 5억원 중후반대까지 내려왔다.
이처럼 세종 아파트값의 하락은 2020년 단기적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더해 지난해 공급 물량이 많았던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0년 5천655가구에서 지난해 7천668가구로 증가했다.
또 정부가 '2·4 대책'의 후속 조치로 작년 8월 말 연기면에 6천가구, 조치원읍에 7천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 세종 아파트 입주 물량은 각각 3천257가구, 1천453가구로 감소할 예정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종 아파트값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지난해 주춤했지만, 국회 분원 이전 등의 개발 호재 등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지역임을 고려할 때 올해는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 전문위원은 그 이유로 "지난해 아파트값이 조정을 거치며 상승 압력이 높아졌고, 입주 물량도 올해와 내년에 걸쳐 급감하면서 공급 부족이 가시화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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