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제 위기 발생하면 일본 국민 행동 제한도 검토"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9일 주일미군 기지 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미군 장병의) 불필요한 외출을 허용하지 않는 것에 미국 측과 대략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NHK 프로그램 '일요토론'에 출연해 "주일미군 시설 구역 등의 감염 확산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주일미군 기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주변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주일미군 기지가 집중된 오키나와(沖繩)현에선 전날 1천75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새로 확인돼, 사흘 연속으로 하루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앞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도 지난 7일 화상으로 열린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미국 측에 장병 외출 제한 등 주일미군 기지 내 코로나19 대책을 철저히 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NHK 프로그램에서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의료 제공 체제에 위기가 발생하면 일본 국민에 대한 행동 제한 조치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7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오키나와현과 야마구치(山口)현, 히로시마(廣島)현 등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긴급사태에 버금가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인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를 이날부터 이달 31일까지 작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점조치가 적용되는 광역지자체의 장은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 유동 인구를 억제하는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오키나와현에선 음식점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다. 다만 주류 제공은 가능하다.
야마구치현과 히로시마현에선 음식점 영업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제한되고 주류 제공도 중단된다.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8천480명으로 작년 9월 11일 이후 약 4개월만에 8천명대를 기록했다.
1주일 전인 지난 1일 신규 확진자 수(534명)와 비교하면 16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지역 감염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런 추세로 급증하면 중점조치 적용 지역이 확대되고 중점조치보다 강한 유동 인구 억제 조치인 긴급사태가 발령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에서 긴급사태는 외출 자제와 음식점 영업 제한, 재택근무 확대 등을 골자로 4차례 발령된 바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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