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수 회담, 10일 확대 본회담"…우크라 사태 관련 안보문제 논의
러 외무차관 "카자흐사태는 논의 안해…병력 파견 설명할 필요 없어"
(모스크바·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과 러-서방 간 안전보장 문서 채택 등을 논의하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 간 회담이 당초 알려진 일정보다 하루 앞선 9일(현지시간) 저녁 시작될 예정이라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자국 TV 채널 '로시야-1'(러시아-1)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우리 외교관들과 (국방부 소속) 군인들을 태운 항공기가 오늘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면서 "이들이 오늘 저녁에 미국 대표단과 안보 문제에 관한 1라운드 소인수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일(10일)에는 확대 형식 회담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협상하는 셈"이라고 소개했다.
타스 통신은 9일 회담은 만찬을 겸한 미·러 간의 사전 협상이며 본 협상은 10일에 열린다고 설명했다.
미·러 대표단에는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 인사들이 포함됐다.
러시아 대표단은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이끌며, 미국 대표단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통솔한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에서는 연료값 인상 항의 시위가 격화해 유혈사태로 번진 카자흐스탄 상황과 옛 소련권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병력의 현지 파견에 관해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랴브코프 차관은 "CSTO 병력은 회원국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합당한 절차를 거쳐 파견된 것"이라면서 이에 관해 추가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미국 측의 설명 요구를 일축했다.
이번 미·러 협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으로 약 10만명의 군대를 배치하고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에서 잇따라 제기되면서 관련국 간에 긴장이 최고로 고조된 가운데 열린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준비설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면서 자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15일 미국 측에 러시아·미국 간 안전보장 조약안과 러시아·나토 회원국 간 안전확보 조치에 관한 협정안등 2개 문서 초안을 전달한 바 있다.
문서에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을 추가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동진을 계속하는 것을 멈추고, 러시아 인근 국가들로 중·단거리 미사일 등의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을 것을 보장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 문서 내용에 대해 미국 측과 구체적 협상을 벌이길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협상이 결렬되고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유례없는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eng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