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서 멧돼지 올무 걸렸다 풀려나기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최근 태국에서 공급 부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멧돼지 포획에 나선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현지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지난 10일 남부 쁘라추업키리칸 주의 한 국립공원에서 야생 멧돼지가 올무에 걸려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관계자들이 멧돼지 발에서 간신히 올무를 벗겨냈고, 이후 멧돼지가 숲속으로 빠르게 달아나는 장면이 국립공원측이 올린 영상에 담겼다.
공원 관계자들은 근처에서 50개가 넘는 멧돼지 포획용 올무나 덫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원 당국은 이처럼 많은 올무와 덫이 발견된 것은 최근 태국 내 돼지고깃값 급등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너무오르자 일부 주민이 산에서 멧돼지라도 잡아 이를 해결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태국에서는 최근 돼지고기 가격 급등 소식이 연일 현지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태국인들에게는 돼지고기가 여러 음식에 빠지지 않는 필수 식재료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몇 달 전만 해도 ㎏당 150밧(약 5천300원) 이던 돼지고깃값이 일부 지역에서 250밧(약 9천원)으로까지 폭등하는 상황이 빚어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달 말 음력설을 앞둔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경제활동이 재개돼 돼지고기 수요는 증가했지만, 사료 가격 상승 및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지 비용 증가로 영세 양돈농가가 대거 폐업해 공급이 줄며 발생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4월 초까지 인근 국가로의 돼지 수출을 금지해 공급 부족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한 애완돼지의 폐사 원인이 ASF로 의심된다는 한 대학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돼지고기 가격 급등이 ASF 발병으로 인한 돼지 사육 규모 감소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ASF는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에게는 치명적으로 폐사율이 100% 육박한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