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 낸 사전 신고서엔 "해외여행 안했다"…SNS엔 세르비아서 '찰칵'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의 입국 비자를 취소했다가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호주 정부가 2차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출입국 관리와 세관, 이민 업무 등을 수행하는 호주 국경수비대(ABF)는 조코비치가 입국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호주오픈테니스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이달 4일 스페인에서 출발해 이튿날 밤 호주에 도착한 조코비치는 1일 사전 제출한 입국신고서에서 '호주행 항공편 탑승 전 14일 이내에 (다른 나라를) 여행했거나 여행할 예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달 크리스마스 전후 조코비치는 모국인 세르비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포르투갈 테니스 전문기자 호세 모르가도의 트위터 계정에 조코비치가 지난달 25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세르비아 핸드볼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려져 있다고 전했다.
같은 달 26일에는 조코비치가 베오그라드 시내에서 테니스를 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호주 입국신고서에는 거짓이거나 사실을 호도하는 내용을 적을 경우 심각한 범죄로 간주해 민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적혀있다.
가디언은 조코비치의 입국신고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긴 것이 입증될 경우 호주 정부가 그의 입국 비자를 직권으로 취소할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코비치는 입국신고서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 대리인에게 맡겼다는 입장이다.
앞서 10일 호주 법원은 조코비치가 비자 취소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결정을 내렸지만, 호주 정부는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비자를 다시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호주 이민부 장관이 조코비치의 입국 비자를 직권으로 취소하려면 조코비치의 입국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며 비자 취소 조처가 공공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코비치의 입국신고서 허위작성 논란은 이민부가 비자 취소를 밀어붙이는 데 유리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초 조코비치는 내주 개막하는 호주오픈에서 사상 최초 21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그는 자신의 20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 중 9번을 호주 오픈에서 달성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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