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하루에만 141만명 감염…오미크론 변이, 신규 감염 98% 차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확진자 수가 연일 새 기록을 쓰고 있다.
입원 환자 수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NN 방송은 미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인용해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75만4천200여명이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지난겨울의 최고치(25만1천987명)의 거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10일 기준 미국의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를 73만7천415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2주 전보다 3.03배로 늘어난 것이자 팬데믹 후 최고치다.
또 10일 하루의 신규 확진자는 141만7천493명으로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1일 공개한 추정치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비중은 98.3%에 달해 압도적인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수를 따라가는 후행 지표인 입원 환자도 팬데믹 후 최대로 올라섰다. 미 보건복지부(HHS) 데이터에 따르면 10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4만5천982명으로, 지난겨울의 최고치였던 지난해 1월 14일의 14만2천246명을 넘어섰다.
또 7일간의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2주 전보다 83% 증가한 13만5천559명으로 NYT는 집계했다.
NYT는 코로나19로 입원한 미국인 수가 지난겨울의 정점을 능가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위협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입원 환자의 증가를 이끄는 것은 60세 이하 젊은 층으로, 60세 이상 입원 환자는 여전히 지난겨울을 밑도는 수준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등 기존 변이보다 심각한 증상을 덜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의료 인력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감염자와 접촉해 격리에 들어가면서 환자를 치료해야 할 병원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병원의 24%가 위태로운 인력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또 "가장 헌신적인 사람들조차 2년의 팬데믹을 거치면서 번아웃되거나 정신건강 문제로 씨름하고 있지 않다면, 지치거나 탈진했다"고 미시간대학의 긴급 내과의 마쉬드 아비어 박사는 말했다.
확진자 수만큼 가파르지는 않지만 한동안 큰 변동이 없던 하루 평균 사망자도 2주 만에 36% 증가하며 1천653명으로 늘었다. 다만 이는 지난겨울의 정점(3천402명)보다는 크게 낮은 것이다.
주(州) 정부는 병원의 인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조치에 나서고 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10일 제한적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병원들은 병상을 늘리고 좀 더 유연하게 인력 채용·운용을 할 수 있게 됐다.
텍사스주는 이미 1천300여명의 의료 인력을 새로 채용해 훈련하고 배치한 데 이어 2천700명을 추가로 채용해 훈련하는 중이다.
켄터키주는 주 방위군 445명을 소집해 30개 의료시설에 배치했고, 존 카니 델라웨어 주지사는 1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시행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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