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봉쇄 중 총리실 정원에서 술 곁들인 파티 의혹
보수당 계열도 "파티 참석했으면 물러나야"…야당 일제히 사임 촉구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방역규정을 무시하고 멋대로 행동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번 '파티게이트'에는 민심이 심상치 않다.
스카이뉴스는 11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이날 성인 5천931명을 대상으로 존슨 총리가 물러나야 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56%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총리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답이 27%이고 17%는 모른다고 했다.
스카이뉴스는 여론조사에서 존슨 총리 사임 의견이 50%가 넘은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또 1천40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여론 조사에서는 66%가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당 지지자 중에서도 이 의견이 42%에 달했다.
문제가 된 사건은 코로나19 봉쇄 중이던 2020년 5월 20일 총리실 정원에서 벌어진 파티다.
존슨 총리의 개인 수석비서 마틴 레이널즈는 총리실 직원 100명 이상에게 "각자 마실 술을 들고 오라"며 초청 이메일을 보냈다.
이 자리엔 존슨 총리 부부도 참석했다는 보도가 여러 곳에서 나왔으며, 적어도 승인을 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보수당 계열에서도 존슨 총리를 몰아세우는 의견이 튀어나오고 있다.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 더글러스 로스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가 파티에 참석했다면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리가 '조사할 사안'이라며 참석 여부에 관한 답변을 회피하는 것을 비판했다.
보수당 큰손 기부자인 존 커드웰도 BBC에 존슨 총리가 해결하거나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뉴스는 보수당 의원들이 존슨 총리가 물러나는 상황을 따져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야당은 일제히 존슨 총리에게 사임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긴급질의에서 국민이 힘들게 봉쇄 규정을 지키는 동안 총리실에서 파티를 벌인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존슨 총리가 이날 질의에 나오지 않자 노동당 앤절라 레이너 부대표는 "도망갈 순 있지만 숨을 순 없다"고 일침을 놨다.
한 민주연합당(DUP) 의원은 코로나19로 외로이 세상을 뜬 장모를 언급하다가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노동당 의원은 병원 방문 제한 때문에 아들이 태어나는 것도 놓칠 뻔했다면서 "우리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규정을 지킬 때 존슨 총리는 파티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측에서 나온 마이클 엘리스 회계부 장관은 의원들의 압박에 시달리며 "총리는 자리를 지킨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유가족 단체는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셜미디어에는 총리실에서 파티를 벌일 때 집에 갇혀 지내며 겪은 일들이 올라왔고 언론에서는 파티 당일 사망자 숫자 등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지 부에디터는 칼럼에서 존슨 총리가 이번에 살아남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카이뉴스는 12일 정례 의회 총리 질의응답(PMQ)에서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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