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일부러 걸리는 게 이득?…"다이너마이트 갖고 노는 격"

입력 2022-01-12 10:57  

오미크론 일부러 걸리는 게 이득?…"다이너마이트 갖고 노는 격"
CNN, 5가지 이유로 '고의 감염 유용론' 반박…"대자연에 까불지 마"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오미크론 변이는 감염돼도 증상이 경미한데, 그럼 일부러 감염돼서 면역력을 확보하는 게 이득 아닌가?"
1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최근 미국에서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이런 질문에 5가지 이유를 들어 반박했다. "대자연의 힘 앞에서 까불지 말라"는 게 전문가들의 단호한 지적이다.
CNN은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역시 증상이 가볍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첫째, 오미크론 변이의 경증 환자에게서도 고열, 몸살, 목 아픔, 눈 충혈 등의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후 심신쇠약도 한동안 이어진다.
노스웨스턴대 의대의 로버트 머피 글로벌 보건연구소장은 "오미크론 변이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현재 돌보고 있는 환자도 65세 이상인데 입원 중이며 상태가 좋지 않다. 이 환자는 부스터 샷까지 접종했고, 기저질환도 없었다"고 말했다.
머피 소장은 그러면서 일부러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는 것은 "다이너마이트를 갖고 노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둘째, 코로나19 감염은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 후각·미각 상실이 대표적이다. 감염자의 80%는 1개월 이내에 능력을 되찾지만, 20%는 이 증상이 6개월 이상 이어진다. 맛과 냄새를 영영 잃는 경우도 있다.
극심한 피로, 숨이 차는 증상, 고열, 어지러움, 집중력·기억력 저하, 설사, 심장 떨림, 근육통, 복통, 수면의 질 저하 등도 흔한 후유증이다. 이런 복잡한 후유증을 '롱 코비드(코로나19)'로 통칭해 부를 정도다.
셋째, 일부러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가 어린이에게 질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현재 12∼17세 백신 접종 대상 가운데 약 절반(54%) 정도만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5∼11세 중에서는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어린이가 23%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아이들을 코로나19에서 지킬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들 본인에게 백신을 접종시키고, 형제자매·부모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째, 의료체계에 큰 부담을 준다는 점도 '고의 감염'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의료진 부족 사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미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미 전역에서 중환자실의 80%가 이미 가동 중이다. 이 가운데 30%는 코로나19 환자다. 일부 환자들은 '긴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술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CNN은 "일부러 질병에 걸린다는 것이 한 번이라도 좋은 생각이었던 적이 있었나"라고 물으면서 과거 유행했던 '수두 파티'의 예를 들었다. 동네에서 수두에 걸린 아이가 나오면 자녀와 감염자가 함께 놀게 해서 수두 감염을 유도, 수두에 대한 면역력을 챙겨주겠다는 부모의 '배려'였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의 폴 오피트 백신교육센터장은 이런 수두 파티에 참석했다가 수두에 걸려 사망한 어린이가 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어른이 됐을 때 걸리는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오랜 기간 몸속에 무증상으로 머물다 활성화되면 나타나는 질병이다. 수두에 접촉한 적이 없다면 대상포진에도 걸리지 않는다.
오피트 센터장은 "대자연 앞에서 까불면 안 된다. 대자연은 우리가 대양을 벗어나 육지로 기어 올라온 직후부터 우리를 해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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